함께 삽시다, 같이 웃읍시다
함께 삽시다, 같이 웃읍시다
  • 승인 2016.11.01 13: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사람은 혼자서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그래서 사람을 일컬어 사회적 존재라고 했다. 그렇다면 사람이 독립적으로 따로 살지 않고 같이 살아가는 이유는 무얼까, 동물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살펴보면 그 이유가 간단히 설명된다. 호랑이, 표범, 곰, 뱀, 독수리 같은 힘센 동물은 무리지어 생활하지 않는다. 거의 다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 그건 자기 혼자의 힘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슴, 순록 등 초식동물들은 무리지어 생활한다. 그건 약하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위험을 이겨낼 힘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힘이 없기에 함께 살아간다. 맹수와 같이 날카로운 이빨도 없고 멀리 도망갈 수 있는 날개도 갖고 있지 않다. 상대를 공격할 발톱도 없다. 그래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선사시대부터 인간은 함께 뭉쳐 무서운 짐승에 맞섰고, 도구와 불을 사용하여 자신들을 보호 했다. 한 마디로 약했기에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고 다른 동물과 달리 도구를 개발하고 사용하게 되면서 인간의 뇌는 더 발전하게 되었을 것이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사람은 참 약하구나’하는 것이다. 세상 어떤 동물도 사람만큼 느리게 발달하는 동물은 없는 것 같다. 하루는 사슴이 어렵게 출산하는 장면을 TV를 통해 보게 되었다. 태어난 지 불과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새끼 사슴이 일어서 뛰는 걸 보았다. 인간이 그렇게 걸으려면 1년은 넘게 걸린다. 그리고 혼자의 힘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면 최소한 수년에서 십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야 자신을 보호하는 정도가 된다. 물론 발달이라는 것이 수명에 비례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인간은 참으로 약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우분투(Ubuntu)라는 말을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we are)”의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공동체의 책임, 나눔, 행복이 그 한 단어 속에 녹아 있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이 말을 달리 풀어보면 나의 행복은 우리의 행복이 전제될 때 가능한 것이다. 평상시 필자도 자주 하는 말이다.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얘기 할 때 모두 행복이라고 한다. 그때마다 그 행복이란 말 앞에 한 단어만 첨가하자고 한다. 바로 “함께”

진정한 행복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할 때 가능하다. 우리 선조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겨울이면 달려있는 감나무에 까치밥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젠 우리 정말 “같이 삽시다.” “같이 웃읍시다.” 필자가 예전에 쓴 까치밥이라는 시를 나누면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까치밥’ 울 엄마가 심은 감나무에 감 다 따고 까치 먹으라고 까치밥 남겨뒀습니다. 가을 지나 겨울이 오면 우리 마을 감나무 있는 집마다 마른가지 감나무 꼭대기 달려있던 ‘까치밥’. 그건 주황색 감을 키운 건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사람과 햇볕과 바람이 함께 수고했다고 기쁨 나눌 줄 알았던 우리 속 선한 마음이

그러하라 일러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겨울 감나무에 달린 건 ‘감’ 두 알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에 돌려주는 ‘감사’ 두알 입니다. 그 옛날 가을걷이 끝나는 들판에도 농부들은 곡식을 탈탈 털어 수확하지 않았답니다. 겨울 들녘에 남은 짐승들, 추수 후 남은 곡식들로 그 추운 한겨울 지낼 수 있도록 대충 ‘툭툭 ’털어 선한마음 흘리고 흘렸답니다. 이렇듯 한낱 미물과도 같이 살아가는데. 우리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사람들. “같이 삽시다.” “제발 우리 같이 삽시다.”

가지고 또 가지고 모든 것 혼자 가지려 ‘아등바등’ 살기보다 여유 가지고 주위 좀 돌아보며 삽시다. 받는 것만 익숙해서 누가 보내온 문자 답장 하나 못해주는 우리 되지 맙시다. 문자 한통의 안부조차 먼저 묻지 못하는 우리가 되지 맙시다. 싱거운 농담에도 허허 웃어줄 수 있는 그런 선한 마음 우리가 됩시다. 울고 있는 이웃 위해 눈물 함께 흘릴 수 있는 우리가 됩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