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 승인 2016.11.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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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얼마나 될까, 확인해보니 2014년 기준으로 249만4천460명이다.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가 대략 5천 만 명이라고 했을 때 장애인의 수는 약 5%정도란 말이다. 그런데 이 숫자는 순전히 등록돼 있는 장애인의 수를 말한다.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은 이 숫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장애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혹은 부모가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지 못해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장애를 비극적으로 생각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유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장애를 가졌지만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우리나라 장애인의 수는 5%이상일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250만 명 정도의 장애인 중 후천적 장애인이 많을까 선천적 장애인이 많을까. 이 질문에 대답은 많은 사람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렇다. 후천적 장애인이 많다. 그럼 그 비율이 몇 대 몇 일까. 똑 같은 질문을 강의 때 물어보면 많은 수의 사람들이 후천적 장애와 선천적 장애의 비율을 7대3, 아니면 6대4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자그마치 9대1이다. 즉, 우리나라 250만 명의 등록 장애인 중 90%가 태어나고 난 뒤 장애가 생겼다는 말이다. 이 결과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후천적 장애인이 90%라는 의미는 이제 더 이상 장애가 몇몇 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되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제 장애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가족의 이야기고 본인 자신의 이야기다. 보통 우리는 세상의 기준을 이야기 할 때 다수(多數)에 기준을 맞춘다. 그러다 보면 소수(少數)는 항상 소외되기 마련이다. 다수에 맞춘 사회 기준은 소수에 대한 배려보다는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차별이 발생된다.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장애가 되기도 하고 장애가 되지 않기도 한다. 매끈하고 잘생긴 동그라미도 네모가 모여 사는 나라에 가면 장애가 된다. 네모도 세모 나라에 가면 소수의 장애인이 된다. 기준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저울 같다고 생각이 든다.

필자는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다.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그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예로부터 대한민국은 비빔밥을 즐겨먹었다. 한국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비빔밥을 참 많이 닮았다. 그런 이유일까, MBC 무한도전에서도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2009년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전면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그리고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비빔밥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어 전광판에 광고함으로 미국인들과 나아가 세계 사람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였다. 비빔밥의 비빔밥은 어느 식당을 가든지 맛이 좋다. 비빔밥 맛있는 이유는 여러 음식 재료가 하나의 그릇에 모여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어떤 음식도 특별히 맛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룸으로 비빔밥의 맛을 완성한다. 나물은 나물대로, 밥은 밥대로, 양념은 양념대로 자신의 고유한 맛을 최대한 살리며 조화를 이룬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여러 가지 색이 함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색만 있다면 무지개를 아름답다고 했을까, 모든 색이 은은하게 옆의 색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무지개는 아름답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그러해야 한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아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무시하거나 힘으로 제압을 하면 그것은 차별이 된다. 어른과 아이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차별로 이어지면 안 된다.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어른의 방식으로만 고집을 할 때 그것은 차별이 된다. 외국에서 시집온 외국인 여성의 문화와 한국인 남성의 문화가 다르다. 다름은 그냥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아내의 고향을 무시하고 한국의 문화만을 강조하게 되면 차별이 된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앞 서 걸어가는 사람과 뒤 따르는 사람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좋은 삶이고, 바람직한 삶이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세상이 될 때 세상은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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