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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벌거벗은 대화’를 하자

기사전송 2016-12-20, 21: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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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연구소에는 최근 들어 달라진 현상이 하나있다. 그것은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의 상담이유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상담을 하러 오면 80~90%가 자녀 문제였다. 하지만 요즘은 자녀문제보다 부부의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부부문제가 지금보다는 적었다는 것일까? 우리 부모님을 봐도, 주위 사람들을 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고민 끝에 내린 나의 일차적 결론은 이렇다.

예전에도 분명 지금처럼 부부문제가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부부문제가 있어도 크게 문제라고 보지도 않았고 또한 그러려니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의 부모세대는 부부가 많은 대화를 하기보다는 자녀를 키우기 위해 악착같이 돈 벌던 시절을 경험했던 세대다. 그로인해 여유를 부리고 생각을 하기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했던 세대였기에 부부의 문제는 수면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부부의 문제는 자녀양육의 문제와 하루 먹고 사는 문제보다는 시급함에서는 밀려난 후순위였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부부문제는 단순히 부부의 역할적인 관계를 넘어서 부부의 남녀 관계로 좀 더 깊어지고 사적인 영역으로 파고든 듯하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게 되었고, 소통방식의 문제로 서로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흔히 이야기 한다. 연애와 결혼이 다른 것 중 하나는 갈등 상황을 피할 수 있나? 없나? 에 있다. 연애할 때는 다툼이 발생하면 잠시 피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이쯤에서 헤어지고 내일 다시 만나서 얘기 하자”고 할 수 있었다. 정말 보기 싫으면 잠시 며칠 씩, 혹은 한 달 이상을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피할 수가 없다. 꼴 보기 싫어도 한집에서 밥을 먹어야 하고, 한 방에서 잠을 자야한다. 그래서 연애 때 보다는 더 고차원의 소통기술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필요하게 된다.

부부상담이 시작되고 부부 둘을 만나보면 매번 느끼지만 남편이나 아내, 어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잘못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문제가 둘의 대화가 부족했다거나, 대화방식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가족을 위해 고생하고 있고, 아내는 아내대로 수고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둘의 관계가 좋지 못하다. 혼자서만 고생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부부상담을 하면서 두 사람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그건 “벌거벗은 대화를 하세요.”라는 말이다. 벌거벗은 대화라, 듣고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얘기해놓고 보니 어감이 좀 그렇다는 거 안다. 그런데 필자가 말하고 싶은 벌거벗은 대화란 숨김없고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어 보이는 솔직한 대화를 말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아프면 아프다고 얘기하고, 화나면 화난다고 말하고, 외롭다면 외롭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두렵다면 두렵다고 얘기하고, 사랑 받고 싶다면 사랑받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가감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부부는 세상 그 어떤 존재 보다 서로를 보여준 사이다. 그래서 부부야 말로 벌거벗은 대화가 가능한 사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부부의 많은 대화들이 솔직하지 못하고 켜켜이 옷을 껴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 ‘괜찮은 척’ ‘안 그런 척’ ‘좋은 척’이런 삼척동자 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상대방은 입은 옷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보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이제 더 이상 상대를 위한다는 핑계로 자신의 마음을 포장하거나 꾸미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말 상대방을 위한다면 대화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상대방이 잘 볼 수 있도록 벌거벗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잘 전하는 것은 나의 몫이고 그걸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상대의 몫이니 나는 내 몫에 충실하면 된다. 최대한 잘 전달되게 맑고 투명한 자신의 말을 전해야 한다. 부부관계는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솔직히 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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