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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새해에 엄마가 버려야 할 것들

기사전송 2016-12-22, 2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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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저자
우리는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날 때부터 아이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게 된다.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바라는 게 첫 번째다. 처음에야 손가락 발가락 10개씩 다 달고 아픈 곳 없이 태어나기를 기대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린다.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의 기대도 점점 높아져만 간다. 아이가 서너 살 때에는 남들보다 좀 더 일찍 걷기를, 남들보다 기저귀를 빨리 떼기를 기대한다. 어린이집에 갈 무렵이면 남들보다 빨리 한글을 배우기를, 숫자도 제법 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진짜 기대는 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화 된다. 똘똘하고 명석한 아이, 부지런하고 정리정돈을 잘하는 아이, 고분고분 엄마를 잘 따르고 반항하지 않는 아이,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아이 등 비구체적인 기대에서부터 학생회장 되기, 시험 백점 맞기, 달리기 1등 하기 등 바라는 것이 셀 수 없이 많아진다. 아이가 엄마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는 “기본만 하라는데 그걸 못하냐!”고 야단을 맞아야 하고, 아이가 엄마의 기대대로 잘하는 경우에는 “조금만 더 노력하자!”면서 엄마의 기대치를 점점 더 높인다. 그러나 이런 것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이야기고 아이가 자라서 사춘기가 시작되면 아이는 점점 엄마의 기대로부터 멀어진다.

아이는 엄마 말을 안 듣고 엄마는 아이를 더 잡으려고 숨바꼭질을 하는 동안 엄마가 그려놓은 아이의 미래는 엄마 마음과 점점 달라진다. 엄마는 생각한다. ‘아이가 내 바람대로 자라려면 내가 시키는 것을 고분고분 잘 따라야할 텐데 왜 아이는 내가 키우는 대로 자라지 않을까? 왜 내 말을 안 듣는 것일까?’

아이는 세상에 나오면서 이미 스스로 자신만의 특성과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이는 엄마의 바람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어떤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소극적이고 예민한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적극적이고 덜렁대는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도 있다. 엄마가 노력해서 두 아이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다. 그걸 바꾸려고 엄마가 시도한다면 아마 아이들은 바뀌는 게 아니라 엄마를 미워하면서 망가져갈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타고 태어난 특성을 가지고 한 평생을 살아간다. 이것은 조물주가 우리에게 준, 바뀌지 않는 선물이다.

진실은 이렇게 자명한데도 엄마들은 아이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아이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덜렁대고 산만하지만 호기심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에게 “바르게 앉아서 공부해라. 얌전히 있어라.”하면서 주의를 주고,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너도 반장선거에 나가봐라. 수업시간에 열심히 발표를 해라.”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엄마의 이런 요구가 강해질수록 아이의 좌절과 상처도 깊어진다. 좌절과 상처 속에 자란 아이가 바르고 유능한 성인으로 자랄 수는 없다. 자신이 엄마를 실망시키고 있다는 자괴감을 느낀다면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아이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우리는 아이의 특성과 성향을 바꿀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엄마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아닌 엄마가 인간을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리 없지 않는가? 그러니 새해에는 제발 ‘아이를 바꾸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믿음을 버리자.

그럼 아이의 마음에 안 드는 저 특성을 가만히 놔두고 봐야만 하는 걸까? 아이가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 교육은 불필요한 것인가? 물론 아이의 특성이나 성향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의 특성과 성향을 억지로 바꾸지 않고도 아이를 성공시킬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성향을 스스로 꽃피우도록 도와주면 되는 것이다. 아이의 진짜 가능성이 바로 그 지점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잠재력을 폭발시킨다. 아이 역시 자기 스타일대로, 자신의 개성을 억압받지 않는 환경 속에서 지지와 격려를 받으며 성장할 때 성적과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우리 아이를 더 똑똑하고 더 훌륭한 아이로 바꾸고 말겠다.’는 욕심을 과감히 내려놓고 ‘우리 아이의 특성에 맞게 교육을 시켜야겠다.’라고 엄마의 교육관을 바꾼다면 아이의 눈부신 성장은 저절로 뒤따라올 것이다. 새해에는 부디 아이를 아이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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