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각하는 존재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
  • 승인 2017.01.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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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헷갈린다.”

도무지 뭐가 진짜인지 모를 때,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 것도 맞는 것 같을 때 흔히‘헷갈린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먼저 하나의 정보가 우리 귀에 들어온다. 그렇게 들어온 첫 정보는 우리에게 사실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개인의 신념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념은 죽음과도 맞바꿀 정도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 종교적 신념, 정치적 신념이 그 대표적 예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수 많은 전쟁이 종교적 신념의 차이 때문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 사이도, 오랜 친구 사이도 갈라놓는 것이 정치적 신념이란 것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 정치적 신념, 종교적 신념이 다른 사람에게는 본인의 신념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한사람이 갖는 신념은 잘 바뀌지 않는 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첫 번째 정보가 들어와 사실이 되고 신념으로 자리 잡은 후에 다시 두 번째 정보가 들어온다. 만약 그 정보가 첫 정보와 비슷한 맥락의 내용일 때는 거부감 없이 수용하지만 혹여나 정 반대의 내용일 때는 우리는 ‘헷갈림’을 경험하게 된다. 보통 나타나는 신체적 반응은 머리가 아프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뭐가 참인지 거짓인지. 둘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서 선택을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기존의 정보를 유지하고 두 번째 정보를 배척하든지, 아니면 첫 번째 정보를 폐기하고 두 번째 정보를 받아들이든지 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다.

이 순간 보통의 경우 기존의 정보를 고수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내가 본 것이 맞아. 그게 참이야.” 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그러한 태도는 자신의 첫 번째 결정과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믿고 싶은 이유에서 생긴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두 번째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이 신념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처음 정보를 무엇을 듣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첫 정보를 고수하는 이유는 헷갈리기 싫기 때문이다. 다른 정보를 참(眞)으로 받아드리려면 기존 것을 폐기 시켜야한다. 그리고 그것을 선택한 자기 자신을 설득시키는 작업을 거쳐야한다. 그게 가장 어렵다.

타인을 설득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 정보를 쉽사리 폐기하려하지 않는다. 우리가 한 사람에게 갖는‘첫인상’형성과정을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연구에 의하면 첫인상을 형성하는 시간은 평균 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한 사람을 만나 처음 보는 순간, 우리는 본능적으로 혹은 보여 지는 대로, 또는 보고 싶은 대로 한 사람의 성격과 그 사람이 앞으로 할 행동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첫인상의 형성 시간이 3초라는 짧은 시간인데 반해 그 첫 인상을 기존의 정보와 반대되게 바꾸는 데는 평균 40시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3초와 40시간. 얼마나 큰 간격인가. 처음 정보가 자리 잡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지만 두 번째 정보가 자리 잡는 데는 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첫 인상으로 승부하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인간관계에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첫인상은 한 개인에 대한 첫 정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생각에 있다. 동물과 생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물과 다르다고 말 할 수 없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다. 그것도 단순한 생각을 넘어서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다. 즉, 생각이 시작될 때, 우리는 동물과 다른 승격된 존재가 된다.

생각이 언제 시작된다고 생각하나? 그건 머릿속이 복잡할 때 시작된다. 기존의 정보와 새로운 정보의 충돌이 생길 때, ‘헷갈림’이라는‘생각’이 일어난다. 즉, 복잡해지고 머리가 아프다는 순간이 바로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헷갈리는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당연하다는 것에 왜? 라는 물음을 가지고 고민해보자. 그것이 철학 하는 삶이고 고차원 적인 삶이다. 혹시나 당신이 정말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 진리가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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