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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세월호참사와 한국사회의 미래

기사전송 2017-01-09, 2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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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참척(慘慽).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고통을 참척의 고통이라 했다.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의 외아들을 잃은 작가 박완서는 ‘참척을 당한 어미에게 하는 조의는 그게 아무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일지라도 고문이고 견디기 어려운 수모였다’고 표현한 바 있다. 작가는 그 고통의 수만 분의 일을 그렇게 토해 냈으리라.

세월호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고통은 참척이라는 말로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어떤 언어로 그 고통을 말할 수 있을까. 시인 도종환은 416참사로 인한 아픔을 불로 지진 도장처럼 평생 남을 아픔이라고 ‘화인(火印)’이라는 시로 표현했다. 지척에서 속수무책 자식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 보아야만 했던 부모의 고통을 상기하자니 가슴이 막히고 속이 아리다. 아니, 글로 그 고통을 표현하려는 시도조차 두렵고 미안하다. 그럼에도 필자는 그 고통에 대해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잊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1월 9일로 세월호참사는 1000일을 맞이한다. 참사 이후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시행령이라는 꼼수로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 하고자 했고, 갖은 방법으로 조사를 방해했다. 애초 검찰은 무리한 선박 증·개축, 화물 과적 등이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배가 기울기 시작했는지, 구조를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구조를 방해한 세력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국회가 승인한 세월호특조위의 청문회도 국회에서 열리지 못했다. 세월호참사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촬영한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놓고 정부는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

고 김영한 전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 김기춘 전비서실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국민으로부터 이간질 하려는 공작의 정황이 드러나 분노와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 등의 회원들은 세월호유가족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어 유가족들의 찢겨진 가슴을 난도질 했다.

지난 토요일 박근혜 퇴진과 탄핵인용을 요구하는 광화문 집회에서 세월호참사에서 살아남은 한 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그 생존자는 먼저 간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며 유가족들에게 오히려 죄송하고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고백해 듣는 이도 함께 가슴이 아팠다. 참사 당일 해경에게 배 안에 친구들이 있다고 그토록 간절하게 그들의 구조를 애원했지만 그들은 끝내 외면했다고 당시의 구조상황을 증언했다. 그리고 세월호참사 당일 친구들의 죽음을 방기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대통령과 국가의 책임을 물었다. 장훈 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도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 후 흐른 1000일은 1000번의 4월 16일이었다”며 “지난 1000일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유가족과 시민들이 정부에 맞서 싸우며 견딘 날 들이었다”고 토로했다.

국민의 생명을 무엇보다 최우선해야 할 대통령이 저지른 직무유기와 거짓으로 일관하는 참사 책임자들의 뻔뻔함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참사의 치유와 진상규명을 위해 자기 삶의 한 부분을 기꺼이 내어 놓고 있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부부는 세월호참사 이후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아예 거주지를 안산으로 옮겨 ‘치유공간 이웃’을 열었다. 네티즌 자로는 수많은 시간 공을 들여 세월호 사고 원인을 밝히는 ‘세월 X’를 유투브를 통해 공개했다. 416연대는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선체인양, 안전사회를 위해 유가족과 시민들이 전국 단위로 모여 활동하고 있다. 416기억저장소는 여러 전문가들이 세월호참사의 기록물을 수집·저장하여 전시하고 책도 펴낸다.

2017년에도 매일 아침 지하철 상인역 입구에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일인시위가 열리고 있다. 상인네거리에서도 시민들이 진상규명과 온전한 선체인양, 미수습자의 수습을 요구하는 서명전을 열며 세월호참사 가족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손바닥으로 아무리 하늘을 가려도 이런 시민들에 의해 진실은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이러한 연대와 자발성은 약자가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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