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先生)의 역할
선생(先生)의 역할
  • 승인 2017.01.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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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필자는 선생이다.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들 앞에서는 선생이다.

선생의 뜻은 먼저 선(先)과 날생(生)이 합쳐진 말로 먼저 난 사람. 즉 먼저 태어난 사람이란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선생이라 부른다. 그리고 선생이란 말은 먼저 살았던 사람의 뜻도 된다. 여기에선 선생을 후자의 먼저 살았던 사람으로 해석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선생, 먼저 살았던 사람.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본을 보여주는 사람.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사람. 먼저 그 길을 걸었던 사람이 선생(先生)이다.

나를 선생이라 부르는 사람들에게 그러한(행복한, 의미 있는, 나눔의) 삶을 살았던 선생이고 싶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를 받고 힘들고 지칠 때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고 싶다. 선생의 삶이 가르침이 되어 그 삶을 닮아가려는 제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 사람이다.

선생이란 호칭이 불리는 사람에겐 책임이 따른다. 먼저 그렇게 살아야 할 책임이 따른다. 잘 살아야 하고 의미 있게 살아야 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선생의 삶이다. 사람들이 말한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고? 대충 살면 안 되냐고? 나는 대충 살 수 없다. 내 삶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이라 불리면서도 때론 선생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선생이 선생답지 못하다는 건 선생이란 호칭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조용히 반성을 해본다. “나는 과연 선생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정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쉬이 그렇다 대답을 못하겠다. 반성하고 다시 마음 다잡아 본다.

이제 얼마 후면 구정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고향을 찾는다. 가족을 만나기위해서다. 그 중에서도 부모를 찾아뵙고자 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부모를 중심으로 흩어져 살던 자녀들이 모여 새해 아침이면 곱게 옷을 차려입고 부모님께 세배를 드린다. 앞에서 필자는 먼저 살다간 사람을 선생이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자녀의 선생이다.

부모는 많은 말과 행동으로 자녀를 가르친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선생으로서의 삶을 살아야한다. 부모는 자신들의 삶을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 멋지게 살다 가는 부모의 모습, 삶의 흔적을 남겨주고 떠나야 한다. 그것이 선생의 역할이고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하지 말고 부모의 삶을 유산으로 물려줘야한다. 자녀들에게 입버릇처럼 “너희는 우리처럼 살아라.”얘기 해야 한다. “우리처럼 살지 마라.”하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할 소리가 아니다. 아무리 다르게 살길 원해도 자녀가 본 것은 부모의 뒷모습이다. 부모라는 존재는 자녀들에게 고향과 같고 뿌리와 같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결국 자녀는 부모의 삶속으로 찾아들고 뿌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은 본대로 살게 되어 있다. 부모 자신은 거짓말 하면서 자녀보고 아무리 정직하게 살라 한들 자녀는 부모를 닮아 결국은 거짓말을 아무렇게나 하고 사는 어른으로 살게 되어 있다. 그것은 교육이 ‘말’에 있지 않고 ‘행동’에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듣는 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는 눈이다. 때문에 잘 보여줘야 하고 또한 잘 보아야 한다. 옛 부터 자녀의 교육을 위해 부모의 몸가짐을 바르게 했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자녀의 교육을 도왔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본대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행동거지가 좋지 못한 사람을 보고 어른들은 “보고 배운 게 없는 놈”이라 했다. 자녀를 보면 부모가 보인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부모를 보지 않아도 자녀의 모습을 통해 충분히 부모의 모습을 예측 할 수 있다.

먼저 태어난 어른은 모두 선생이다. 그렇다고 모두 선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선생이 아니라 꼰대(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듯 말하며 행동하는 사람)가 될 수도 있다.

잘 살자. 멋지게 살자.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의미 있게 잘 살 수 있다. 그게 먼저 살았던 사람, 선생으로서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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