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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이성(理性)을 찾을 때

기사전송 2017-02-21, 21: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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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부장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다가오면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보수와 진보,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기(氣)싸움은 매주 토요일 촛불, 태극기 집회로 이어지며 자신은 절대선(善), 상대방은 절대악(惡)으로 규정하는 등 양측이 마주보며 끝을 보기 위해 달려오는 폭주기관차를 연상케 하고 있다.

여기다 보수 및 친박단체들은 촛불집회를 각종 음해로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국가전복 시도자 및 단체로, 진보 및 야당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태극기 집회를 노인들의 무지(無知) 내지 보수꼴통들의 발악으로 간주하며 서로를 불인정하고 있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한쪽은 불복(不服), 거센 저항을 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하지만 북한의 막무가내식 미사일 발사, 김정남의 피살로 이어진 한반도 긴장관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중국 시진핑 주석, 일본 아베총리, 러시아 푸틴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강대국 지도자들의 극도의 자국이기주의 행보를 보면 이 명약관화한 미래의 예측이 틀려야 한다.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상식적 접근이 없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헌재 해체 및 횃불혁명을 거론하는 등 광장민심을 자극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만들어 졌나.

군사독재에 환멸을 느끼던 학생, 넥타이 부대들이 고(故)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으로 들고 일어나 ‘군사독재 종식, 호헌철폐’를 외치며 총칼에 저항해 이룬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이 아니던가.

당초 1960년 제2 공화국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 설치가 규정됐지만 5.16군사정변으로 무산된 후 87년 당시 온 국민의 민주화투쟁을 통해 1988년 최초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를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원하는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헌재를 해체시키거나 횃불을 통한 혁명을 하자는 것은 스스로 민주화 산물을 뒤엎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87년 민주화 투쟁당시 학생(고등학교·대학교)이거나 넥타이 부대였던 사람들은 지금 40대 후반에서 60대 중후반일 것이다. 진보에서 늙고 보수꼴통이라고 부르는 60대 이상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87년 당시 누구보다 민주화에 대한 염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서슬퍼렇던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최루탄을 마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념과 노선이 달라졌다해서 일방적으로 이들을 ‘틀닭’ ‘노망난 늙은이’ 취급을 하는 등 일방적 매도를 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70대 이상은 ‘박정희 시대=자신의 삶’일 것이다.

세계 최빈국으로 따뜻한 쌀밥에 쇠고기국 한번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70대 이상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정부주도형 경제발전정책으로 흰 쌀밥으로 배를 채울 수 있었고 눈부신 경제발전 속에서 직장을 갖고 자녀를 키워왔으니 60년·70년대 국부(國父)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 영애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부인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살아왔던 시대를 부정하는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60대 이상 노인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대한민국을 세계최빈국에서 세계 11대 수출대국으로, 서슬퍼런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뤄낸데 일정부문 공헌을 한 사람들이였기에 맹목적인 비난과 편가르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보수단체에서 좌빨이니 국가전복 세력이라는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어떤가. 대한민국에서 공분(公憤)을 사는 3대 비리중 (입시, 병역, 취업) 가장 큰 입시부정을 저질러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학식이나 경륜, 뚜렷한 스펙이나 직함도 없이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로 온갖 인사와 이권에 개입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스캔들,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박대통령의 무능 등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 광화문 거리로 나선 촛불 참여자들의 울분과 충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도 해야 하지 않을까.

헌재결정전까지야 각 진영마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세(勢)를 모아 태극기, 촛불집회를 하겠지만 헌재의 결정이후에는 이성(理性)을 찾아야 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민주적 정치체계가 훌륭히 기능을 하려면 술책가도 아니고 선동가도 아닌 지도자, 감정을 부추기지 않고도 지도에 따르도록 하는 명확한 논리적 장점을 갖춘 인물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광장정치가 아닌 의회정치로, 선동이 아닌 국민을 선도하는 지도자가 필요할 때다. 국민들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 억울한 것이 있으면 투표로 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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