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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참매의 둥지 떠나기 - 새들의 독립 방식

기사전송 2017-02-23, 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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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새들에게 있어서 둥지 떠나기는 곧 독립을 의미합니다.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는 어미의 도움 없이 험한 자연과 부딪쳐야 합니다. 자신의 체취가 가득 배인 둥지를 떠난다는 것은 바로 보호막이 사라지는 순간으로 새들에게는 일생에서 가장 비장한 순간이 됩니다. 따라서 그 준비는 매우 처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들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참매와 오리의 독립 방식이 매우 대조적이었습니다.

참매는 새끼를 무한 경쟁 속에서 키웁니다. 형제끼리도 서로 먹이 경쟁을 시켜서 강한 놈만 살아남게 합니다. 어미는 먹이를 물고 와서 처음에는 찢어서 먹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먹이를 통째로 주어 스스로 찢어먹게 합니다. 이때에는 벌써 서열이 정해져서 강한 순서로 먹게 됩니다. 가장 강한 놈이 먹을 동안에는 다른 형제들은 애써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바라보거나 가슴으로 바람을 맞으며 미래에 대한 각오를 다집니다.

어쩌면 형제의 서열은 그 전에 이미 결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먼저 깨어나 입을 더 크게 벌리는 새끼에게 먹이가 더 많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새끼들은 같이 태어났으면서도 서로 짓밟기도 합니다. 그러면 힘없는 새끼는 더욱 먹이를 받아먹지 못해 끝내는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이처럼 형제간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시키는 것은 어쩌면 어미의 의도된 행동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새끼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어 강하게 키우고, 그렇지 않게 여겨지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대여섯 개의 알 중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진정한 매가 되는 알은 두어 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날아오를 차례입니다. 털갈이를 통해 제법 갈색 깃털이 돋아나면 웅크리고 있는 둥지 가장자리에 올라서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날개를 퍼덕여 봅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날갯짓을 합니다. 그리고는 어느 정도 힘이 오르면 둥지에서 가까운 이웃 나뭇가지로 건너가는 연습을 합니다. 가지에서 가지로 건너가는데 이때에 비로소 날개의 도움을 받습니다. 날개 없이는 도저히 뛰어 건널 수 없는 거리도 건너뜁니다. 날개를 이용하는 이 순간이 바로 자신감을 획득하는 순간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아기 참매는 어느 날 어미도 없는데 불어오는 바람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이에 비해 야생 오리들은 날개가 채 돋아나지도 않았는데도 10여 미터의 높이에서 뛰어내리게 합니다. 야생오리는 높은 나무 구멍에서 알을 부화시켜 키우다가 어느 정도 날개가 형태를 갖추었다 싶으면, 그 구멍에서 뛰어내리게 합니다. 나무 아래에는 낙엽이 깔려있기는 하지만 날개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어린 상태에서 어미 오리의 소리만 듣고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본능적으로 날개를 휘젓기는 합니다.

아기 오리는 매우 가벼워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 잠시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곧바로 일어나 어미 쪽으로 달려갑니다.

아기 오리들 역시 뛰어내리는 순서에 따라 서열이 결정됩니다. 가장 힘이 없거나 용기가 없으면 여러 번 망설인 끝에 맨 나중에 뛰어내립니다. 잘못하여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미는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합니다.

어미 오리는 아기 오리들이 모두 뛰어내리면 바로 물가로 데려가 뛰어들게 합니다. 오리들은 날기보다 갈퀴로 헤엄치기를 먼저 배웁니다.

오리들은 어미와 함께 물가 생활을 통해 살아나가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스스로 날아오를 정도로 날개가 커지면 비로소 독립하여 흩어집니다.

어느 방식이 더 적절한 지는 전적으로 먹이를 어디에서 구하며 살아가는가에 달린 것 같습니다.

공중에서 먹이를 잡아채어야 하는 참매는 날개부터 단련시키고, 물에서 먹이를 구해야 하는 오리는 먼저 헤엄치는 법부터 익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지금 무엇부터 단련시켜야 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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