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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나라 위하는 마음에 남녀 차이는 없다

기사전송 2017-02-27, 2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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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나라를 위하는 마음과 백성 된 도리에는 남녀차이가 없는 것인데 여자는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방법을 논하지 않아서 우리는 폐물로서 참여하겠다.”

1907년 2월 전국 최초로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을 때 남일동에서 ‘7부인회’가 조직한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가 전국의 부녀동포에게 보낸 격문의 일부이다. ‘패물폐지부인회’의 활동은 국채보상운동을 실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대구, 서울, 인천, 안악, 진주, 김포, 제주에 ‘국채보상부인회’가 조직되었다. 당시 여성들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였던 것이다.

이들은 여성으로서 전국 최초로 조직적인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해 우리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녀의 사회적 지위가 극도로 불평등했고 여성의 경제 능력이 남성의 그것에 비해 매우 낮았던 그 당시 여성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구국활동에 나섰다는 것은 대구 여성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들 여성들은 역사 속에서 정운갑의 어머니 서씨, 서병규 처 정씨 등으로 누구의 어머니이거나 아내로만 존재할 뿐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지난 2015년 대구여성가족재단이 108년 만에 고증과 자료조사를 통해 7명 중 6명의 이름을 밝혀내었다. 서채봉 · 정경주 · 김달준 · 정말경 · 최실경 · 이덕수가 그들이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원들이 산소까지 찾아다니며 발로 뛴 끝에 성씨 하나로 남겨진 여성들을 역사의 구체적인 주체로 호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이름을 찾는 작업을 넘어 국채보상운동과 여성의 역할, 대구 여성사를 복원하는 일이다.

한편 2.28 대구 학생의거는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야당대선후보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요등교를 강제하는 자유당 독재에 항거하여 학생들이 일어난 의거였다. 이후 마산의 3.15 부정선거 항의시위로 이어졌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대구지역의 8개 고등학교가 참여하였는데 그중 2개교는 경북여자고등학교와 대구여자고등학교였다. 경북여고에서는 사은회를 이유로 학생들에게 일요등교를 강제했는데 강당에서 학생회장이 일요등교의 부당성을 일일이 지적하며 거리로 나설 것을 호소하였다. 이에 학생들은 모두 함성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갔다. 대구여고에서도 졸업생송별회를 이유로 등교를 강제하자 학생들은 거리로 나섰다.

지금은 대구가 보수여당의 아성이 되었지만 일본제국주의에 넘어가는 나라를 되찾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대구로부터 출발했고,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민주화운동의 발상지가 대구였다 .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여성운동의 효시인 ‘국채보상부인회’는 대구여성들으로부터 시작됐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뿌리인 2·28학생의거에서도 여고생들이 당당히 함께 했다.

그럼에도 대구는 전국에서 남아선호사상이 가장 큰 지역 중의 하나 일 정도로 가부장성이 강한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2월 28일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을 중심으로 “대구,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주제의 대구 시민주간 기념세미나가 열린다.

역사는 여성들을 기억하지 않았지만 국가의 위기 앞에 여성들은 참여하고 실천하며 함께 역사를 만들어갔다. 역사는 지나간 과거로서 박제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새로운 의미로 생성되는 것이다.

대구가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구 특유의 가부장문화가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과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젠더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폐쇄적이고 마초적인 지역이라는 이미지에서 여성이 가장 존중 받는 지역, 여성이 가장 안전하고 자기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 대구지역은 ‘고담시티’의 오명을 벗고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지역으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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