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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여력

기사전송 2017-03-02, 21: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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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선 대구교대대학원 아동문학과 강사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신체로 유년기와 청소년기에는 교육을 받고 장년기에는 임금노동에 종사하며, 노년기에는 퇴직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신체는 각자 달성해야 할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여기서 정태(靜態)적인 신체도 역동적 신체로 가꾸도록 정부가 앞장서고 사회가 부추기고 있다. 보자. 대중매체를 통해 금연, 음주 등의 캠페인을 벌이며식사, 몸매관리, 운동 등으로 신체 가꾸기를 개인 책임으로 강조하고 있지 않는가.

신체의 단계적 문명화를 보더라도 그렇다. 중세 사회에서는 신체에 가하는 물리적 공격을 두려워했으나 요즈음 사회에서는 수치심에 대한 사회적 공포를 두려워하여 자신의 신체를 통제하고 인간다움의 가치를 찾는데 골몰한다. 인간다움의 가치 추구 양식도 다양하다. 그 중 하나로 남의 시선에 민감한 사회가 되고 있다. 여기 발맞추어 패션업계 생산자는 명품 브랜드를 생산하고 소비자는 그것들에 현혹되어 비싼 값을 치루면서도 그것 하나 걸침으로써 자기만족에 젖는다.

반면, 내 신체의 약점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는 익명성으로 즐길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다보니 인터넷에서 상대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된다. 이렇게 정체성을 창조해서 즐기는 ‘사이클링 스루(cycling through)’의 매력이 대단하다.그래서일까? 요즈음 텔레비전에서 보면 ‘복면가왕’류의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 자신의 신체(얼굴)를 감추고 노래 실력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출연자와 노래만 음미해가며 가수를 추측해보려는 청중 사이에 참 묘한 매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쨌든 우리의 신체 구속을 자유롭게 하는 탈체험적 의시소통이 우리를 즐거운 놀이로 이끌고 있다. 나아가, 일시적으로 신체에 장애가 있더라도 우리는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에 대해서도 장애가 부끄러움이 아님을 격려하고 각종 규제에서 시민의 권리를 찾도록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실, 건강, 질병, 정상, 장애로 나누어 보자면 건강한 다수는 단지 일시적으로만 정상 신체를 갖는다. 어떤 시간과 상황(노령화, 임신, 사고 등의 결과로)에서 우리는 쉽게 상이한 신체, 정신적 질병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환자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기동력 없는 늙은이를 보는 시각도 다르다. 어떤 문화에서는 사회 공간에서 노인의 경험과 지혜를 존경하기도 하지만, 공간에 비친 사회에서는 노동 시장에 참여하지 않기에 재생산 연령이 아니라고 무기력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리처드 허그만이 쓴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1/3 미만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전문 보호와 지원을 필요로 할 정도로 노쇠하여 ‘늙은 노인’으로 분류되며 나머지는 이동성과 기민성으로 인접한 공동체 너머의 자원에 접근 가능한 ‘젊은 노인’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더 이상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연금, 저축, 투자로 높은 소득을 갖고 여가와 예술을 즐기며 요양소나 양로원, 노인 보호소와는 다른 이상적이고 쾌적한 공동체에서 사는 노년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미래의 신체를 내다보더라도 전망이 좋다. 이식이나 성형 수술과 같은 생명공학기술과 나노기술 등으로 노화된 신체를 과학과 의학의 힘을 빌려 되살려내고 있다. 특히 바로우같은 비평가는 생물학적 세계, 즉 자신의 기억을 컴퓨터나 로봇으로 이전시킬 수 있는 미래의 유토피아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나이든 노년층도 공간에 비친 사회에서는 생산력이 없는 존재로 비쳐질지라도 사회를 읽는 유토피아적 공간에서는 노화된 신체를 보수하고 노화된 기억을 컴퓨터나 로봇으로 이전시켜 생생하게 살려내어 팔팔하게 살 수 있는 비전이 보이는 신체가 된다. 그러니 고령화되어가는 사회에서 늙음에 기죽을 일이 아니다. 늙음에도 향기가 있고 아직도 남을 도울 여력이 남아있다. 사회적 연령을 덮어버리고 젊게 보이는 복면을 쓰고 세상 속을 걸어가노라면 마음부터 젊어져 아직도 세상을 위해 내가 도와주고 보듬어줄 일들이 많이 보인다. 신체 구속이 자유로운 시대를 살아감이 고맙고 감사한 나날 속에서 젊은 노인의 여력으로 세상에 베풀고 나누며 젊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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