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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새는 무엇을 위해 날아오르나

기사전송 2017-03-09, 21: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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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일전에 교육방송(EBS) 채널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 있습니다. 마침 화면에 커다란 독수리 조형물이 나오기에 더욱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랑카위 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곳에 몸은 ‘갈색(랑)’이지만 머리는 흰 ‘독수리(카위)’가 많아서 지명(地名)을 ‘랑카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잠시 뒤 맹그로브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운하를 따라 보트가 나아갔는데 닭고기를 물 위에 던져주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십여 마리의 독수리가 날아와 정확하게 먹이를 채갔습니다.

아마도 독수리들은 숲속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가 어디에 먹이가 생기는 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독수리들은 날개를 활짝 편 채 여유롭게 활강을 하다가 먹이를 채 올릴 때에는 정확히 내리꽂혔습니다.

독수리들은 섬 한가운데의 높은 산에 둥지를 틀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키나발루(Kinabalu) 산 너머에는 주로 두순(Dusun)족이 살아가고 있는 쿤다상(Kundasan)이라는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은 입구에 커다란 배추 조형물을 세워놓고 있어서 질 좋은 고랭지 채소를 생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환영의식을 하였는데, 대나무 악기를 불고 두드리는 가운데에 관광객들과 함께 수마주우(Sumazuu)라는 춤을 추는 것이었습니다.

이 춤은 발로 추임새를 넣기는 하지만 팔을 들어 아래위로 흔드는 동작이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춤동작은 독수리의 날갯짓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시범을 보이면서 처음에는 어린 독수리가 날갯짓을 하듯 가볍게 흔들다가 나중에 큰 독수리가 되었다 싶으면 천천히 흔들되 힘 있게 흔들어야 한다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가볍게 팔을 흔드는 동작에서 처음 세상을 마주하는 어린 것들의 호기심과 설레임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동작이 점점 커졌는데 이때에는 상대방의 동작과 방향에 따라 조심스럽게 커졌습니다.

이 동작을 통해 우리의 표정과 행동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있어야 더욱 의미 깊은 응대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쉽게 익힐 수 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윽고 장성한 독수리는 그 날갯짓도 크고 시선도 원대하게 펼쳐졌습니다. 먹이를 정확하게 낚아채는가 하면 둘레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관찰로 상황을 바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의 무술 동작 중에는 동물들의 행동 특성을 모방한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코브라의 순간적 공격 동작, 사마귀의 위협 동작 등이 그것입니다. 이 동작들은 동물들의 특징을 그대로 무술 동작으로 변용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데에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 장점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입니다.

춤동작에 독수리의 날갯짓을 받아들였다면 거기에는 분명 깊은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아서 보잘 것 없는 동작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왕성한 동작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노년이 되어서는 도리어 겸손한 동작으로 되돌아가는 구성을 보면 인생의 모든 장면들을 압축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일생을 돌아보는 가운데에 말없이도 인생의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은 우리의 교과서입니다.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습니다.

우리는 둘레의 모든 것에서 지혜를 배워 들였기에 만물의 영장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흔히 보는 새의 동작, 새의 눈빛, 새들의 울음소리, 새들의 털갈이 등 수많은 새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귀한 교훈을 찾아내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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