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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자주 날갯짓을 해야 한다 - 미래는 오늘이 만든다

기사전송 2017-03-23, 21: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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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대구에서 가까운 성주에 성주이씨 집성촌인 한개마을이 있고, 이곳에 대감댁이라고도 불리는 북비고택(北扉古宅)이 있습니다. 북비(北扉)는 북쪽으로 난 사립문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나 어른을 막론하고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입니다. 갓이라도 썼을 경우에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잘 가누어야만 간신히 드나들 수 있는 소박한 출입문입니다.

그러나 이 북비문(北扉門)은 충절과 지조를 상징합니다. 이 문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하며 낙향한 이곳 출신 돈재(遯齋) 이석문(李碩文, 1713~1773) 공이 원래 남쪽으로 있던 문을 닫아버리고 사도세자가 있는 북쪽을 향해 벽을 뚫어 새로 낸 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돈재공은 시류에 아부하는 자와는 어울리지 않겠다며 이곳에서 두문불출하였습니다.

이에 돈재공은 북비공으로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북비공은 영조로부터 사도세자의 뒤주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을 것을 명령받았으나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제가 비록 목숨을 잃을망정 잘못된 명을 따를 수는 없습니다.”

“정녕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세자는 제가 모시던 분입니다.”

이리하여 이석문 공은 장형 50대를 맞고 초죽음이 되어 벼슬도 빼앗긴 채 이곳으로 내려왔던 것입니다.

북비문에는 이처럼 애타는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안동의 도산서원(陶山書院)에는 진도문(進道門)이 있고, 달성 하빈 육신사(六臣祀)에는 성인문(成仁門)이 있습니다. 진도문은 바른 길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고, 성인문에는 어짊을 이룬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의 옛 건물에는 이처럼 문(門)마다 이름이 있어서 이곳을 드나들 때에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새(鳥)에게서 배움을 구한 문 이름도 있습니다.

삭비문(數飛門)이 그것입니다. 경남 산청군 신동면 단계마을에 있는 단계초등학교 정문에 이 문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자주 삭(數), 날 비(飛), 문 문(門)’이 의미하듯이 이 문을 드나들 때마다 ‘어린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날갯짓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학문도 이와 같아서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가르침이 담겨있습니다.

갓 깨어난 새는 본능적으로 바람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하지만 자신감이 붙기 전까지는 섣불리 날아오르지 않습니다. 여러 번 날개를 저어 가지와 가지를 건너 뛸 정도가 되면 좀 더 큰 가지에서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부지런히 합니다. 날개를 많이 퍼덕일수록 날개에 힘이 많이 길러집니다.

한 번 날아오르면 천 리를 날아간다는 알바트로스도 날아오르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날갯짓을 합니다. 깎아지른 바닷가 낭떠러지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향해 날개의 힘을 기릅니다. 그리고 많은 실패 끝에 마침내 하늘을 날아올라 비로소 신천옹(信天翁)이 됩니다.

학문을 포함 무슨 일이든지 이처럼 수많은 연마가 이뤄져야 비로소 일가를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근거해 성공을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학습(學習)’에서 ‘익힌다’는 뜻을 지닌 ‘습(習)’은 새가 날개를 퍼덕여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모습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날개(羽)와 흰빛(白)이 합쳐져 있습니다. 날개(羽)를 펴서 퍼덕이면 앞가슴에 흰(白)털이 보인다는 뜻으로 부지런히 연습한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 정문 현판도 삭비문입니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 청천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학생이 보호자와 함께 입주할 수 있는 기숙사를 설치하였는데 그 이름이 삭비관(數飛館)입니다.

이처럼 학문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연마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문은 곧 인격을 가리키는 만큼 이 진리는 영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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