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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넘어짐이 가져다 준 선물 ‘하늘’

기사전송 2017-04-05, 21: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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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자신의 물건을 너무나 잘 챙겨 ‘최챙김’이라는 별명을 가진 필자의 아내가, 몇 일전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함부로 어디서 물건을 흘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이 휴대폰을 잃어 버렸다는 사실에 아내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모두 공감하겠지만 요즘 휴대폰은 단순히 전화통화만을 하는 기능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아내의 폰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연락처와 강의 스케줄, 중요한 일정 및 약속이 저장되어 있었다. 폰뱅킹 공인인증서도 거기 안에 들어 있고, 얼마 전 대형마트에서 만든 전자식 신용카드도 휴대폰 안에 담겨 있었다. 지나온 추억도 사진으로 가득 담겨있는 분신과 같은 그런 휴대폰을 잊어버린 것이다.

옷이며 가방, 차 안을 샅샅이 다 찾아보았지만 휴대폰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두고 왔을 것 같은 식당이 있어 전화를 해보았지만 이미 그곳은 영업을 마치고 퇴근을 한 상태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시간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마음 졸이며 아침이 되었고 눈 뜨자마자 그 식당으로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직원이 청소하다가 발견하고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기뻤던지 아내와 나는 전화를 끊자마자 하이파이브를 했다.

항상 손에 있을 때 휴대폰은 그냥 휴대폰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동안 주인의 손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휴대폰은 기쁨의 존재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원래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당연’이란 딱지를 붙인다.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여긴다.

자신을 닮은 가족이 있다는 것이 당연하고, 일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타고 다니는 차가 고장 없이 잘 굴러가는 것도 당연하고 주머니에 휴대폰이 잘 있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렇게 당연하게 누리며 살았던 것들과의 이별을 경험할 때가 찾아오면 그 때서야 당연하다 생각했던 순간이 얼마나 기적 같은 순간이었는지를 뒤 늦게 깨닫게 된다.

휴대폰을 다시 찾고 난 뒤 축하 기념으로 아내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삶이란 것이. 건강할 땐 건강이 소중한지 모르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사람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잘 모른다. 꽃 같은 젊음 속에 있을 때는 자신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못하다가 꽃이 지고 난 뒤 “아~참 좋은 봄이었구나.”하는 우리들이다.

한 번씩 가지고 있던 것들이 손에서 떠날 때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뒤 늦게 알게 되니 우리는 참 바보처럼 살고 있구나싶다. ‘있을 때 잘해’ 라는 말이 그냥 하던 소리가 아니구나 싶다.

우리 삶에 찾아오는 상실, 고난은 나에게 인생을 가르쳐준다. ‘고난이 내게 유익’이란 말은 다 이유가 있었다. 건강을 잃어보면 이전의 건강했던 삶이 참으로 감사했음을 알게 된다.

지갑을 잃어보면 엉덩이 뒤 주머니에 두툼하게 들어있던 그 녀석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래서 넘어짐은 때론 나에게 선물을 안겨준다. 참 고마운 순간이다. 예전에 어느 날 힘든 순간에 하늘을 보다가 깨닫고 썼던 나의 글로 오늘의 이야기는 마무리 해본다.

<돼지는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돼지의 목이 땅을 향하고 있어 기껏 높이 들어봤자 45도 밖에 들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돼지는 자의로는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 때는 바로 ‘넘어 졌을 때’라고 합니다. 우리 삶에도 때론 넘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넘어진다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넘어져야 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 봐야 자기의 건강도 살피게 됩니다. 실수하고 부끄러운 상황에 닥쳐봐야 겸손을 배웁니다. 가정에도 문제가 생김으로 상담도 하고 남의 말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겁먹지 맙시다. 넘어짐을. 나의 모습이 때론 돼지를 닮아 물질에, 권력에, 사람에 눈이 멀어 그것만을 찾아 고개를 파묻고 땅만 파헤치고 있지는 않나 반성을 해봅니다. 넘어짐이 가져다 준 선물 ‘하늘’.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넘어짐도 때론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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