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곳 따로, 얻는 곳 따로
베푸는 곳 따로, 얻는 곳 따로
  • 승인 2017.04.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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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때론 ‘만나지 말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만남도 하게 된다. 어떤 이유로 우리가 만나게 되었을까?

인연, 참 고맙기도 하고 때론 섭섭하기도 하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결국에는 베풀던 것을 멈추게 되고 돌려받지 못한 선의에 대해서 아쉬워한다.

하지만 인생을 멀찍이 서서 큰 그림 안에서 한번 되돌아보니 “베푼 만큼 얻는다.”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님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됐다. 몇 해 전 경주에 있는 모 대학에서 집단상담을 강의할 때였다.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분들이라 열정이 모두 대단했다. 하루는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게 하기’라는 주제로 자신이 살아오면서 했던 선행의 순간을 자랑해보는(나눠보는) 시간이었다. 필자의 의도를 설명했다. “요즘은 워낙 부정적인 사건들이 매스컴을 통해서 많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세상에 나쁜 사람이 더 많은 것처럼 착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좋은 소식을 의도적으로라도 알리고 서로 나눠야겠습니다.”

자신을 칭찬하고 자랑한다는 게 쑥스럽고 멋쩍었든지 처음에는 모두들 이야기를 잘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선행을 편하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한명씩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갈 때 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희망이란 단어를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한창 자신의 선행 이야기를 하고 마치면 박수를 쳐주고 그렇게 수업을 이어가던 중 어느 한분의 이야기가 내 맘을 사로잡았다. 그분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그분은 연세가 60세 가량 되신 분이었다. 젊었을 때 자신의 집 문간방에 셋방살이하던 새댁이 있었는데 동생처럼 아껴주고 챙겨 주고 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사 갈 때는 간다는 소리 없이 고마웠다는 소리 한번 없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참 섭섭했겠구나 싶었는데 진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그 뒤 부터였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근데요. 나이가 들어서 한번 돌아보니 다~돌아오데요. 내가 힘들 때 한 번도 베푼 적 없던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데요. 그래서 젊었을 때 나누고 살았던 게 정말 잘 한 일이구나 자랑스러워서 저를 자랑하러 나왔습니다.”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세상의 단순한 진리 “세상엔 공짜 없고, 베푼 만큼 돌려받는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베푸는 곳 따로” “얻는 곳 따로”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컷 베풀어 주었던 A라는 사람한테서는 정작 하나도 얻지 못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베풀지도 않은 B라는 사람에게서 귀한 선물을 얻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을 큰 그림 안에서 보게 보면 베푼 만큼 얻고 살아감을 알게 된다.

우리가 심어놓은 사랑의 씨앗들, 행복의 씨앗들. 그 씨앗들은 이미 그 어딘가에서 싹이 나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열매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때에 베푼 적도 없는 그 누군가를 통해 우리 손에 이자까지 정확히 계산 되어 전달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전혀 실망할 필요가 없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억울해 할 필요도 없고 사람들이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섭섭해 할 필요도 없다. 세상은 공평해서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

언젠가는 생각지도 못한 때, 힘들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그 때, 예전에 내가 심어 놓은 좋은 씨앗이 자라나서 때로는 지친 당신을 위해 시원한 그늘이 되어 돌아오고, 때로는 배고픈 당신을 위해 맛있는 열매가 되어 돌아올 날이 반드시 있다. 단, 씨앗을 먼저 심어 놓는 수고로움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잊지 마시길. 이제 우리 베푸는 선한 마음 포기 하지 말고 베풀 수 있을 때 맘껏 베풀고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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