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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軍포퓰리즘 공약 자제해야

기사전송 2017-04-18, 21: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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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중략)”. 고(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는 군복무를 경험한 대한민국 남성들에게는 가슴 한구석에 아련히 남아 있는 추억 같은 노래다.

전역 후에는 친구 또는 직장 동료들과 소주잔을 맞대고 이 노래를 읊조리며 군 복무시절의 무용담을 한번쯤은 늘어놓았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군 복무는 국가의 안보적 차원을 떠나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하나의 성장통이자 아킬레스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언제부턴가 정치권에선 이런 젊은 층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군 복무 기간을 선거의 이슈로 들고 나오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군 복무와 관련한 공약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최근에도 조기대선이 확정되면서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 가운데 군 복무 기간 단축과 관련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진보진영의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당의 이재명 성남시장도 자신의 저서에서 의무병은 10개월만 복무토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와 보수 쪽의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사자들인 젊은 층들에게는 솔깃한 제안이다.

당장 젊은 층들의 표심을 잡아야하는 대선후보들에게는 이만한 공약도 없을 것이다.

매 번 대선이나 총선 때만 되면 약방의 감초 격이 바로 군 복무 단축을 놓고 벌어지는 말의 성찬이다.

지난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후보(당시 새누리당)도 군 복무기간 단축을 공약했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21개월을 18개월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공약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또 대선을 앞두고 이런 공약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물론 군복무 단축 공약은 대선후보들 나름대로 분석하고 파악을 했을 것이다. 아울러 군 복무 기간 단축이 가져다 줄 예상 득표수도 잘 헤아렸을 줄 안다.

젊은이들 개인적 관계나 위치, 경제적 측면이나 안보상황을 고려해서 내놓은 것일 수 있겠지만 선거연령의 하향 조정이나 군복무 단축과 같이 젊은이들을 자극하며 표심(票心)만을 놓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군 복무 단축은 국가의 미래뿐만 아니라 자칫 국민생활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20대 젊은 층들에게 군대는 ‘안 가면 안 되는’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아련한 한 시절의 추억으로만 떠올리기엔 감당해야 할 몫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에게 군 복무 단축과 같이 전파력이 큰 중대사는 요즘과 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솔깃한 제안일 것이다.

예비역들에게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했을 경우에 병사 개개인에게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숙지해서 정상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면 어떤 답변이 나오게 될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지 싶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감소 등을 고려해 군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2천명 수준으로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복무 기간까지 단축돼 시행될 경우에 전력 공백과 전투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적 대재앙(災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안보를 정치수단으로 삼는 ‘軍포퓰리즘 대선공약’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다. 진보진영에서 조차도 대선주자들의 군복무 공약과 관련 “선거 때만 되면 졸속적으로 안보를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 군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안보현실, 국방능력, 실현가능성, 저출산 시대에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인 만큼 공론화 작업을 거쳐서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맞는 말이다. 분명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결코 국가의 안보는 잇속으로 따져서는 안 될 사안이다. 우리에게 안보는 생존 자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안보가 굳건해야 경제도 살고 나라도 산다는 말은 결코 헛된 구호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꿈꾸는 대선후보라면 더 이상 군 복무 기간을 득표 수단으로 삼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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