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노래하듯
삶도 노래하듯
  • 승인 2017.07.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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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흔히 우리는 노래를 ‘만국 공통어’라고 말한다. 노래는 남녀노소, 인종, 종교 없이 어느 누구나 하나가 되게 하는 힘이 있고, 서로를 소통하게 해주는 힘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난 노래가 좋다. 듣는 노래도 좋고, 부르는 노래도 좋다.

그런 좋은 노래도 듣기 좋은 노래가 있고, 소음처럼 듣기 싫은 노래가 있다. 듣기 좋은 노래가 되려면 부르는 사람의 음색도 좋아야 하고 기교도 좋아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그 노래에 담긴 이야기를 먼저 알아야한다. 그러면 노래를 부를 때도, 노래를 들을 때도 훨씬 더 깊이 빠져들 수가 있다. 또한 노래를 음식처럼 최대한 자기 것으로 소화를 해서 부르면 더 좋은 노래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는 부르는 사람이 가장 먼저 즐거워야 한다. 그 노래에 흠뻑 빠져, 부르는 그 자체가 즐거워야한다. 그래야 부르면서 기분 좋고, 들으면서 기분이 좋다. 노래의 가장 첫 번째 청중은 바로 부르는 사람이니. 자기가 들려주는 노래를 자기가 들으며 가장 먼저 기분이 좋아야한다.

그러면 듣는 사람도 그 노래가 좋게 들려진다. 부르는 사람이 긴장을 하거나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부르게 되면 아무리 음정, 박자가 정확해도 뭔가 아쉽다는 마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노래는 박자가 늘어지거나, 또는 짧아진다고 무조건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그 나름대로 맛과 멋이 있을 수 있다. 고음이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다고 나쁜 노래라고 말 할 수도 없다.

음악이란 건 사실 예술이어서 답을 내듯 딱 이것이라 말할 수 없다.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음악은 제 역할을 충분히 잘 한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음악 오디션 프로에서 음악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던 걸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고음에 집중한다. 그래서 노래를 잘한다고 하면 고음을 잘 올리는 사람을 생각 한다. 그래서 모두 고음을 올리는데 신경을 쓴다. 그런데 외국에는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은 고음을 올리고 못 올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감동을 전하느냐, 못 전하느냐의 문제다. 감동을 전할 수 있으면 그게 가장 좋은 노래다.” 대충 이정도로 얘기 한 것 같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음악 오디션 프로를 보면 마치 고음대결 프로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서로 높은 고음을 올리려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데 참 아쉬운 모습이다.

또한 노래나 악기연주를 그 가수가 부른 박자대로 그 연주와 똑 같이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것 같으면 그냥 그 가수의 음악파일을 틀어놓으면 된다. 그 노래는 부른 가수가 노래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잘 부를 테니 말이다.

박자가 좀 다르면 어떻고 음이 살짝 덜 올라가면 또 어떤가? 노래는 정답을 찾는 과학이 아니라 감동을 전하는 예술이지 않은가. 그러니 너무 걱정 하지말자. 글 한자 모르고 평생 살아오신 할머니도 부를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노래다.

우리 사는 것도 노래 부르듯 한번 살아보는 건 어떨까싶다. 객관식 문제의 정답을 찾듯 틀을 만들고 똑같은 방식으로 재단한 옷보다는 내게 가장 편한 옷을 입고, 내게 가장 편한 나의 숨을 쉬며, 내게 딱 어울리는 나의 노래를 해보는 어떨까?

사는 것이 과연 정답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난 없다고 생각한다. 때론 싱거운 게 답이 될 수도 있고, 때론 짠 게 답일 수도 있다. 이기는 게 답일 수 있고, 때론 지는 게 답일 수도 있다. 참는 게 답일 수도 있고, 맞서 싸우는 게 답일 수도 있는 게 우리 삶이다. 그래서 정답보다는 명답을 찾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삶에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순간은 “몇 시 몇 분, 딱 이때다”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순간이다. 두 사람이 노래를 부르며 듣기 좋은 화음이 나듯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을 찾아가는 게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니 정답을 찾으려 노력하기 보다는 명답을 찾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삶을 노래하듯 살아보자.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렇게 자신의 호흡으로 자신의 색으로 살아보자. 그게 바로 자기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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