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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행복 3

기사전송 2017-07-18, 2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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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무슨 무슨 지방자치(행정) 대상이란 명목으로 기초에서 광역까지 거의 모든 단체장들이 상 한번 타지 않은 단체장이 없는 것 같다. 주로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학회에다 언론사가 들어가 그럴듯한 포장을 하고 있지만 무슨 기준으로 얼마나 엄정하게 수상자를 선정했는지 의문이다. 한 단체장이 한달에만 서너개씩 그런 상을 받으니 받는 단체장도 쑥스러울 것 같다. 우리 구청장, 우리 시장이 상을 받으면 자랑스러워야 할 텐데 주민들의 관심이 1도 안생기니 이상하다. 어떤 반대급부가 있는지 모르지만 세금으로 나눠먹듯 상이 주어진다면 상을 받는 당사자나 주민들 모두 별로 행복할 것 같지 않다.

단체장들이 각종 축제를 남발하며 얼굴 알리기에 열심이다. 찾아오는 이 별로 없는 행사에도 예산은 어김없이 집행된다. 행정기관이나 단체 등이 주도한 행사에서 먹자판이 거나하게 벌어지고 경품을 아낌없이 나눠 가지는 모습을 예전에는 자주 볼 수 있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없어졌다는 말도 있지만 푸짐한 행사의 추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우리는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말을 상식처럼 들어왔고 필자 역시 이를 부인할 만큼 강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누군가가 반드시 신고하고 공금 유용의 벌을 받는다. 세금을 낭비해서 엉뚱하게 사용한다는 발상은 아예 자리 잡을 수 없다. 이런 사회가 행복하다.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빚쟁이가 되는 현실을 막기 위해 수년 전 반 값 등록금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총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의 반대로 반값 등록금은 흐지부지되고 국가장학금을 늘리는 것으로 정책이 시행됐다. 대다수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에서 4년간 몇억씩 등록금을 내기 위해 빚을 내야하는 데 어찌 행복할 수 있을까.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대학 등록금을 거의 받지 않는다. 1년에 몇십만원만 내면 등록금에 의료보험료까지 해결된다. 대신 졸업은 쉽게 할 수 없다. 공부할 사람만 공부하도록 하되 등록금 때문에 청년들이 불행해지지 않도록 정책을 세웠다. 입시위주 교육정책, 지나친 과외 의존,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 등 교육정책을 논하자면 끝이 없다. 하지만 자녀 등록금 마련을 위해 맞벌이에 알바에 등골이 휜다면 학부모들이나 청년들이 불행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미래 부모가 되야 할 젊은층은 이런 고통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아이를 낳지 않는다. 선진국 국민들이 여유있게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안 써도 될 곳에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대학가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거나 대학등록금을 낮춰야 행복하다.

일본 등 선진국은 건물주가 가게 임대료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게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임대인이 건물을 훼손할 정도로 방치하지 않는 한 임대료를 올리거나 이런 저런 명목으로 내 쫓을 수 없다. 그래서 한 자리에 수십년 이상 장사하는 가게도 나오는 것이다. 건물주의 높은 임대료 요구로 커피 값이 인상되고 결국 물가가 오르며 영세 상인들은 아무리 일해도 남는 것이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야 정부는 임대소득에 제대로 된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가진자를 위한 정책을 펴면서 어떤 부정부패가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덴마크가 행복지수 조사에서 세계 1위인 이유는 기본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김태형, 2016) 즉 밥벌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실업자가 되더라도 일정 정도의 소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런 사회복지제도로 직업간 소득격차를 줄여 나가면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차별하는 경향도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청소부와 의사가 한 마을에 살지 못하며 한마을에 살더라도 친구가 되지 못한다. 우수한 정신건강, 행복한 마음, 독창성과 창의성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돈으로 평가하는 풍조가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도 북유럽처럼 사회보장제도를 잘 갖추자는 말이 많다. 세금을 많이 거둬서, 또 수출을 많이 해서 기업들이 번 돈으로 복지를 갖출 수도 있지만 공적 자금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 방법으로도 복지비용을 모을 수 있다. 국회의원의 비리, 단체장의 비리, 개인의 비리가 만연한 사회라면 공적비용을 아무리 늘려도 체감하기 어렵다. 북유럽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믿을수 있겠냐’는 말에 7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을 잘 믿는 사람들은 행복도가 무려 18%나 높았다. 우리는 과연 정부를 신뢰하고 공직자를 신뢰하고 옆사람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행복한 복지국가의 핵심은 ‘낮은 부정부패와 국민의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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