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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나눔 DNA’

기사전송 2017-08-01, 2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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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최근 대구에서도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100번째 회원이 탄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6월 5일 대구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가입 및 100호 시대 개막식’을 가졌다. 함인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100호 회원 탄생과 관련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100호 시대는 시민에게 ‘나눔 DNA’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눔이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번째 회원의 주인공은 김옥열 ㈜화신 회장으로 밝혀졌다. 대구에서는 2010년 12월 이수근 온누리 대학약국 대표가 처음 회원으로 가입한 후 17년 만에 회원 100명 시대를 열게 됐다. 회원 100명 가운데 남성은 84명, 여성은 16명이다. 익명 기부자는 20명, 출향 인사는 5명이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 설립한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1천600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1호 회원은 유닉스코리아의 남한봉 회장이다. 이외에 제42대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전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인 홍명보, 골프선수 최나연, 야구선수 김태균, 방송인 현숙, 수애, 현영 등 다양한 계층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년 3월에는 김기호 씨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인 박찬수 장군 이름으로 1억 원을 기부해 첫 고인 회원이 나왔다. 이후 부부 회원,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가족 회원, 친구 회원 등이 등장했고 ‘청년 버핏’으로 알려진 박철상 씨도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우리나라 개인의 고액 기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개인 기부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국내 모금단체 기부액 중 법인이 80% 가량을 내고 개인은 20%만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개인이 80%를 기여한다. 또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 기부 가운데 고액 기부의 비율이 떨어진다. 미국은 개인 기부자 중 연간 1만 달러 이상 내는 비율이 20%에 이르는 반면 국내는 5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가 1만 명에 1명꼴 밖에 안 된다. 부자의 기부는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도 부자를 향한 반감이 극으로 치달았다. 미국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카네기와 록펠러 같은 부자들의 기부였다. 이후 미국 사회는 부자의 기부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다양한 제도를 갖춰 왔다. 고액 기부자들을 시상해 명예를 부여하고, 이들이 교류하고 기부 경험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고액 기부자를 찾아내도록 하는 토크빌소사이어티로 발전해 잘 운영되고 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이 토크빌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자들을 바라보는 인식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 기부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대기업과 부자들의 부의 세습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일로인 점을 감안할 때 기부문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강력한 부자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 80% 이상이 부자 증세에 찬성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누구나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기부는 부자들만 하는 선행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들의 부의 사회 환원이라는 솔선수범이 선행돼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2006년 수십조에 이르는 재산의 85%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정한 미국의 대부호 워렌 버핏과 소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 99%를 기부한다고 밝힌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크버그와 같은 사례가 언제쯤 우리나라에서도 나올까. 나눔을 실천하는 존경받는 부자들이 늘어난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정서적으로 윤택해질는지 모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나눔 실태’ 자료를 보면 기부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기부 참여자의 삶에 대한 만족비율은 43.5%로 기부 미참여자(28.2%)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기부는 다른 사람을 위한 행위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삶을 만족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타인의 삶까지 풍요롭게 만든다. 이 때문에 기부와 공여는 가꾸고 키워야 할 중요한 문화로서 정착돼야 할 가치이다. ‘나눔 DNA’가 부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전염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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