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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문제 발생 시,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보자

기사전송 2017-08-02, 21: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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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머리(사고)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가슴(감정)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하루는 졸업한 학생의 소개로 한 여성분이 전화로 상담을 요청해 왔다. 상담 이유는 남편 때문이었다. 상담 중에서 나눈 얘기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라 상세히는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대략 이렇다. 여성분은 남편의 모든 점이 마음이 안 들고 꼴도 보기 싫다고 했다. 남편이 싫어진 건 꽤 오래 되었으며, 마음은 안 보고 살고 싶지만 애들 때문에 이혼은 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전화기를 통해 전해지는 여성의 목소리에 남편에 대한 실망, 그리고 원망이 가득했다.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공감해드리고 들어 드리다가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이혼하지 않고, 다시 옛날처럼 잘 지내보고 싶다고 했다. 머리로는 충분히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그렇게 행동한 것에 대해서 이해가 되는데 감정이 도저히 정리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맞다. 그놈의 감정이 문제다. 남편도 너무 괴로워하고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많이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거리는 30cm, 하지만 머리가 이해한 것을 가슴이 받아들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년이 더 걸리기도 한다. 그 만큼 감정을 다잡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감정과 상황을 한번 분리 해보자고 했다. 처음에 나의 제안을 듣고 여성은 무슨 ‘개 풀 뜯는 소리’냐는 듯 퉁명했다. 한참을 부연 설명한 후에야 그 여성은 노력해 보겠노라고 약속했다.

감정은 우리를 휘감고 통제한다. 마치 우리가 감정의 노예라도 된 듯, 감정이 시키는 대로 끌려 다닐 때가 많다. 감정은 참 어렵다. 죽을 만큼 싫은 사람도 어느 순간 좋아지기도 하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싫어지기도 하는 시시각각 변하는 간절기 날씨 같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게 우리 감정이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감정과 이성을 같이 묶어서 해결하려하면 쉽게 풀릴 문제도 잘 안 풀릴 때가 많다.

감정과 상황을 분리한다는 건, 상황은 상황대로 해결하고, 감정은 감정대로 해결해 보는 것을 말한다. 먼저 상황은 이성(理性)으로 문제가 발생된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한다. 모든 일에는 해결할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상황만 떼어놓고 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감정이다. 감정이 계속 방해를 놓는다. 이러면 안 되는 줄 아는데, 자꾸 이성의 반대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이 감정의 문제다. 감정은 상황을 확대하거나 축소해버린다. 그래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냉철하게 분석하지 못하게 한다. 한 마디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려 한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서 해결해야 한다. “에이 그게 가능합니까? 불가능 할 거 같은데요.”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상황과 감정을 분리한 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건 알지만 그렇다고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단속카메라가 있는 곳을 빠르게 지날 때가 한 번씩 있다. 단속지점을 통과 하고 난 뒤에 계기판 속도가 꽤 나왔다는 걸 알게 된다. ‘아~찍혔겠구나.’ 속이 상한다. 생돈이 나가게 생겼다. 예전 같으면 카메라에 찍힌 순간부터 고지서가 나오는 순간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도 속이 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상황은 상황대로 감정은 감정대로 분리시켜버린다. 상황, 내가 통제할 수 없다. 카메라에 찍혀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고, 다행히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황은 상황대로 놔둔다. 몇 주 뒤에 범칙금 고지서가 날아올 때 까지 상황을 내버려둔다. 이제 감정을 떼어내 다뤄준다. 잠시 속상할지 모르나 이내 정리해버린다. 원래 가졌던 그 감정대로 다시 가져간다. 속이 상할 일은 범칙금 고지서가 진짜 날아올 몇 주 뒤로 미룬다. 상황과 감정을 분리하는 건 어렵겠지만 자꾸 연습하다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살다보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럴 때 상황, 감정을 분리해보자. 상황은 상황대로 해결하고, 감정은 감정대로 따로 분리해서 해결해보자. 삶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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