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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십대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

기사전송 2017-08-17, 2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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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저자
최근 (故)최진실의 딸 최준희 양이 외할머니를 폭행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를 비난하며 고발하는 일이 흔치 않은데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가족이다 보니 이 일은 한 주 내내 인터넷 기사를 달궜다.

물론 이 사건을 불행한 개인의 가정사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이 문제가 청소년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와, 어른들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청소년의 충돌로 보였다.

우리가 흔히 ‘중 2병’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하는 십대들의 문제행동(해가 중천에 떴을 때까지 잠을 자고, 문이 부서져라 요란하게 닫고, 밤늦게까지 집에 전화하는 걸 잊어버리고, 별 것도 아닌 일로 부모나 교사에게 대드는 일)을 보며 부모들은 도대체 우리아이가 왜 저럴까 걱정을 하지만 이런 일은 십대 자녀가 있는 집이면 어디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 아이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도대체 그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뇌를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청소년기의 뇌가 유아기에 버금갈 만큼 심오한 ‘변화기’에 있다고 말한다. 십대들의 뇌는 완성이 덜 된 상태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놀랄 정도로 복잡하고 중대한 발달과정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딸아이가 모범생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가 기특해서 ‘역시 아이는 신의 축복이구나.’ 생각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별 일도 아닌 것에 뾰로통해서 방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쿵쾅거리며 자신이 화났다는 것을 알리거나 학교 선생님과 싸웠다며 선생님에 대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 아이가 예쁜 내 딸이 맞는지 의심한 적도 있었다. 딸아이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청소년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아이의 변화가 매우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 아이의 반항은 별 것도 아닌 축에 속한다. 책에 소개되는 아이들은 알코올 중독에 빠지거나 스스로의 행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한다. 청소년 정신의학자이며 <모험과 낭만>의 저자인 린 폰턴 박사는 청소년의 행동을 이렇게 정의한다.

“이런 걸 우리는 ‘모험의 행동화’라고 부르면서 나쁜 것으로 취급해왔죠. 하지만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으로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발달에 필요한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십대들은 모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해가가든요. 그런데 오늘날 십대들이 이전 세대와 다른 점이 있어요.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수준으로 큰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그들의 감정과 지적인 원천을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부모에게 의존하다가 정신적인 자립으로 넘어가는 청소년 시기는 이성과 감성이 모두 불안한 상태다. 특히 현재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압력이 그 어느 세대보다 높다. 여기에 가정환경이라든지, 자신을 이해해줄 주변 어른이 없는 상황이라면 청소년이 겪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다. 가족을 비난하는 댓글이나 주변의 시선을 견뎌내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걸 받아줄 부모도 없는 상황이 지금의 최준희 양을 만들었을 것이다.

십대 아이들이 마치 무뇌아처럼 굴고 도무지 이해 못할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 우리들이 화를 돋운다. 하지만 이건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십대들의 행동을 무조건 수용해서도 안 되지만 사회는 그들의 상태를 좀 더 여유 있게 받아들이고 그들이 받는 압력을 낮춰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십대 청소년은 아직 성장하고 있는 중이고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린 폰턴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문제행동을 한다고요? 청소년기에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이 아이들을 돕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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