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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성추행 피해교사 두 번 울리는 대구시 교육청

기사전송 2017-08-21, 2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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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중학교 2학년 담임이었던 그 선생님은 여학생들이 체육복을 갈아입는 모습을 창 밖에서 지켜보곤 했다. 수업시간에 가끔 여학생들의 허벅지나 살결이 보드라운 팔뚝 안쪽을 꼬집곤 했다. 체벌을 한다며 여학생들의 가슴팍을 한쪽 팔로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엉덩이를 때리기도 했다. 허벅지를 감는 그 선생님의 손을 쳐내었던 나는 미운털이 박혀 그 한해 유언무언의 핍박을 견뎌야 했다.

지금 같으면 성추행 교사로 재판정에 섰을 일이다. 4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때의 그 불쾌함과 모멸감이 잊혀 지지 않는다. 여학생을 그렇게 대한 그 선생님에 대한 분노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 선생님은 피해학생들에게 어떤 사과도 한 적이 없었고, 어떤 처벌을 받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시내 모 초등학교에서 학교장이 여교사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위계적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자행되는 성폭력은 피해자들에게 여러모로 심각한 고통을 유발한다. 학교장의 성추행을 견디다 못한 피해교사들이 교육청에 피해사실을 호소하였다. 당시 교육청은 사건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피해교사들을 보호하기보다 학교에 대한 감사 등으로 피해교사들을 오히려 압박하였다. 위로 받고 보호 받아야 할 피해교사들이 결국 진정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교육청은 참다못해 피해사실을 알린 피해교사들의 주장은 무시하고 사건을 교사들에 대한 폭언과 무존중 등 학교장의 무리한 학교경영으로 인한 갈등으로 사건을 호도 하였다. 그보다 더 경악할 일은 교육청이 피해교사들을 향하여 ‘불만사항이 집단적으로 표출되어 교직사회의 신뢰를 실추하였다’며 ‘교원들의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하여’ 학교에 대해 엄중 “경고”처분을 내린다고 한 것이다. 더욱 황당한 일은 가해교장이 “교사들을 특별 교육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직장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4조에 의하여 명시되어 있다. 교육청이 나서서 교사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법령을 위반한 꼴이다.

그리고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은 최종적으로 그 조직의 최고 책임자에게 있다. 성희롱의 가해자가 학교장이라면 그에 대한 최종 책임은 교육감이 될 것이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사건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교육감이 오히려 피해자들의 입을 막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 피해교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피해를 가한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위반일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권적 만행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해자로 하여금 피해를 진정한 교사들을 ‘특별교육’하게 하고 ‘교원들의 경각심을 제고’하겠다는 발상은 교사들에 대한 어떤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저항을 하지 못하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어 교사들의 인권과 교육현장에 대한 보호의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교육감과 교육청의 이러한 태도는 결국 지난 8월 7일, 2014년 해촉된 가해교장을 관내 교장으로 다시 발령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성추행 가해 교장의 복귀 소식을 접한 피해교사들은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였다. 이는 성폭력 공무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며, 특히 교육공무원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구시교육청의 인권에 대한 무감각과 안일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인사는 결국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여성단체와 시민단체, 피해교사 등의 강력 반발로 발령 취소되었다. 그러나 가해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 또한 교사들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무시하고 있어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교육청은 성추행피해교사들에 대한 부당한 압박과 명예훼손, 2차피해유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보호의무및 불이익 금지조치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은폐된 교원사회의 직장 내 성폭력 실태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 교사의 인권을 뿌리 채 뒤흔드는 교직원사회의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 시작은 대구시교육청의 뼈를 깍는 자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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