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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중심에 서는 사람

기사전송 2017-08-30, 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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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중심에 서는 사람이고 싶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한 중심이 아니라, 균형을 잡기 위한 중심에 서고 싶다. 한 쪽에 서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한 쪽만의 생각과 한 쪽 만의 이야기를 하면 되니 말이다. 애써 움직일 필요도 없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지켜내기만 하면 된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의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색깔을 맞추면 될 터이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반대편의 이야기는 무시하든지, 반박하면 된다. 한 편에만 서 있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무시와 비판이다. 비판은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세상 자체가 양면(兩面)이고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쪽에서만 보면 한쪽은 맞고 한 쪽은 틀린 법이다.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해도 토를 달 수 있고, 비판을 할 수 있다.

남자가 남자의 입장을 생각 하기는 쉽다. 여자가 여자의 입장을 생각하기 역시 쉽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의 입장을, 여자가 남자의 입장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 만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편으로 가야하는 에너지 즉,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과 반(反)하는 사실과 정보를 수용하려면 엄청난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대체로 그 에너지를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보면 그 에너지가 없음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에 살면서 경상도에 유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참 쉽다. 다수가 가진 생각을 따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각자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자신의 것을 주장하는 것 역시 참으로 쉽다. 그냥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보이는 대로 이야기를 하면 되고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 편하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기류에 편승하면 많은 에너지 사용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듯이 말이다.

필자는 중심에 서는 사람이고 싶다. 중심에 서는 일이 박쥐가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박쥐와 중심에 서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다. 박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유리한 곳으로 가는 사람이고, 중심에 서는 사람은 중심을 잡기 위해 자기에게 더 불리할 수 있는 힘이 약한 곳으로 가서 균형을 잡는 사람이다.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상황을 꿰뚫는 분석력도 필요하고 균형을 잡기 위한 움직임의 에너지도 필요하다. 말랑말랑한 탄력적 사고가 필요하다.

세상 모든 것을 보라. 죽은 것은 모두가 딱딱하다. 모든 생명은 살아 있다는 증거로 말랑 말랑한 유연함을 보여준다. 생명이 죽으면 딱딱해진다. 사후경직(死後硬直)이 그러한 이유다. 생각이 죽은 사람도 역시 딱딱하다. 마치 그들은 벽에 붙여놓은 무거운 장롱 같다. 절대 움직이지 않고 한 쪽 편에 서서 딱딱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편견(偏見)이라는 안경을 쓰고 있다. 편견이란 말은 치우칠 편(偏)과 볼 견(見)자로 한마디고 한 쪽에 치우쳐 세상을 본다는 말이다. 이 쪽에서 보면 이쪽이 맞고, 저 쪽이 틀린 법이고, 저 쪽에서 보면 저쪽이 맞고 이 쪽이 틀린 법이다.

반면 살아있는 것은 모두가 말랑말랑하다. 사람이며, 동물, 식물들 역시 살아있을 때는 모두가 유연하고 말랑말랑하다. 하지만 죽으면 모두 딱딱해진다. 살아있다면 생각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말랑말랑한 유연함. 그 유연함은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당신은 과연 살아있는가?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정의를 외친다. 한 쪽에서는 이것이 정의라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건 정의가 아니라 한다. 타인은 틀렸고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바로 정의라고 외친다. A가 이것을 정의라 했고 B는 그것이 정의가 아니라 이것이 정의라 했다. 그래서 반대되는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정의가 무얼까? 필자가 생각하는 정의는 바로 균형이다. A의 생각이 B를 짓밟고 그 위에 군림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린 것은 정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정의는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라 생각한다.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중심에 서서 균형을 잡으며 양쪽을 조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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