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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스마트폰의 치명적 유해성

기사전송 2017-08-31, 21: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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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지난주에 스마트폰을 서비스센터에 맡기느라 한나절 정도 스마트폰 없이 살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있지 않자 처음에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30분 정도 지나자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고, 궁금한 것을 검색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답답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오후에 친구와 약속에 집혀 있었다는 사실이 퍼뜩 생각이 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약속장소로 나를 데려다 줄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 안에 있고, 내가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늦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해야할 친구 연락처도 스마트폰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한테 연락할 방법을 열심히 떠올려봤으나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는 지인의 번호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15분쯤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한 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친구는 마음 좋게 웃어넘겼지만 친구를 만나는 내내 ‘스마트폰 안에는 있지만 내 머릿속에는 없는’ 중요한 일정이 없는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2016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우리 국민의 17.8%가 스마트폰 중독이며 청소년의 중독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30.6%라고 발표했다. 나는 남들이 다 하는 SNS도 하지 않고, 남들보다는 훨씬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사는 편이라고 자부해왔는데, 지난주의 경험은 ‘혹시 내가 17.8%에 들어가는 사람은 아닐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치매’의 저자이자 독일의 뇌 과학자인 만프레드 스피처는 인간이 디지털 기기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하고 살게 되면서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가 되어간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뇌는 소리나 색, 촉감, 냄새 등 다양한 자극을 통해 성장하고 분화한다. 또한 타인과의 다양한 소통, 그것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어우러져서 인간답게 사고하는 존재가 된다. 그런데 어린 시기부터 작은 액정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만 수동적으로 보고 있으면 뇌 성장에 유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정작 자신의 자녀에게는 15세 전까지 스마트폰을 금지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이 뇌 발달에만 유해한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 유수의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SNS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심리적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수면장애, 불안과 주의력결핍, 심지어 자살충동도 더 자주 느낀다. 심지어 스마트폰은 비만도를 증가시키고 혈압에도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SNS의 사용이 타인과 나를 연결해주는 것 같지만 혼자 SNS를 하는 시간에는 타인과의 소통과 접촉이 단절되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느낄 수 없다. 이 때문에 만들어지는 많은 문제들이 시시각각 인간의 신체적 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숍이나 기차역, 지하철 안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엄마들을 자주 만난다. 그 중 아이와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하는 엄마를 보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대신 엄마들은 아이는 혼자 놀게 놔두고 열심히 스마트폰 안의 세상에 빠져있다. 심지어는 서너 살밖에 안된 아이를 가만히 앉혀두기 위해서 손에 스마트폰을 들려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간이 역사에서 인간에게 해로운 물건의 유해성을 발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중국 미인 양귀비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납이 피부에 좋다는 이유로 입에 물고 있었다. 방사선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소문이 펴져 일부러 몸에 쬐는 사람이 많았다. 담배가 처음 수입되었을 때는 아이들에게도 담배를 피우게 했다. 가까운 예로는 가습기살균제도 있다. 지금 어린 아이의 손에 들려주는 스마트폰은 이미 그 유해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해친다는 면에서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어떤 것보다 치명적일지도 모른다. 일단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내려놓자.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과 만나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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