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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기사전송 2017-09-14, 21: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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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9월 둘째 주가 되면 전국의 모든 도서관에서 2학기 문화강좌를 시작한다. 도서관마다 개설되는 강좌는 다르지만 대부분의 도서관이 오전 시간이 여유로운 엄마들을 위해 ‘우리 아이 독서지도법’이나 ‘우리 아이 공부법’ 등 아이교육에 관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시립도서관 두 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나도 지난주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엄마들은 강의를 열심히 들어서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하는 마음으로 도서관 강의실에 앉아 있다. 나는 15주 동안 계속 될 문화강좌 첫 시간을 항상 이런 말로 시작한다.

“엄마가 아무리 좋은 교육 콘텐츠를 가지고 아이에게 이것을 가르치려고 해도 아이가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엄마가 가지고 있는 좋은 교육 자료는 다 무용지물이 됩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야만 엄마가 하는 교육을 받아들이게 되지요. 그러니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칠지를 고민하시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여는 일이 먼저입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까를 고민하시기 전에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될지를 먼저 고민하셔야합니다.”

엄마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까지 무언가를 가르치려 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떠오르기라도 하는 듯이 “맞아요.”라고 맞장구를 치는 엄마들도 있다. 나는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엄마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조건이다.

첫째는 경청(傾聽)이다. 경청은 한자로 들을 청에 기울일 경을 쓴다. 듣기 위해 몸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엄마는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고 아이는 그 명령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의 의견과 아이의 생각을 듣기 위해 엄마의 몸을 아이 쪽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엄마가 아이에게 몸을 기울이고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준다면 아이 역시 엄마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될 것이다. 이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스처다. 같은 뜻으로는 ‘이해하다’가 있다. 그런데 이해하다는 영어로 understand다. under에서 stand 한다는 뜻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몸을 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소통의 기본정신을 한자와 영어가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관용(寬容)이다. 관용은 한자로 ‘너그러운 얼굴’이란 뜻이다. 부모가 아이를 항상 너그러운 얼굴로 대한다면 아이들이 가진 많은 문제가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관용은 이보다 더 중요한 뜻을 가지고 있다. 관용이 가지는 두 번째 뜻은 ‘큰 그릇에 담다’이다. 아이의 사소한 잘못에 시시콜콜 야단을 치고, 아이다운 어리석음까지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큰 그릇으로 품어주는 것. 이것이 아이를 좋은 사회인으로 키우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부모가 아이의 잘못과 실수를 너그럽게 감싸주지 않는다면 과연 이것을 누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도 품어주지 못하는 내 자식을 누구에게 사랑해달라고 할 것인가? 아이는 지금 자리고 있는 중이다. 다 성장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커 가는 와중에 잘못을 할 수도 있고 반항을 할 수도 있다. 아이의 잘못을 큰 그릇으로 품어주자.

마지막으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가져야할 조건은 ‘근사해지는 것’이다. 근사는 한자로 近似, 즉 가까울 근에 닮을 사를 쓴다. 다시 말해 가까이 다가가 닮는 것이 근사해지는 것이다. 멋진 몸매가 되고 싶으면 멋진 몸매의 모델 사진을 냉장고에 붙여놓고 그 모델처럼 되기 위해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면 우리의 몸도 그 모델을 닮아가면서 근사해질 것이다. 근사해진다는 것은 결국 내가 그 대상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너는 엄마 말을 들어야 해!”라고 말해서는 절대 근사한 부모가 될 수 없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더 깊이 관찰하고 아이를 닮아가려고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우리는 우리의 자식들로부터 ‘근사한 부모’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2학기가 시작됐다. 이제 곧 아이들의 중간고사도 시작될 것이다.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칠까를 고민하기 전에 아이의 마음에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자.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내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조건을 갖추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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