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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아이의 공포에 대처하는 방법

기사전송 2017-09-21, 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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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종종 ‘아이가 소심하고 예민해서 작은 것에도 겁을 내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이가 친구와 싸우거나 담임선생님이 사소하게 야단을 치셔도 많이 상처를 받아요.” “새로운 도전 같은 것은 전혀 하려고 들지 않고 뭘 하더라도 제 도움을 받으려고 해요”라는 질문이 많지만, 간혹 “저희 아이는 귀신을 너무 무서워해서 엘리베이터도 혼자 못 타요.”라는 상담도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예전 아이들보다 겁이 많아진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요즘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에 비해 위험한 일이나 신체적 도전을 훨씬 덜 하다 보니 심약해진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처구니없는 것에도 공포를 느끼고, 자신의 주변의 사물들로부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아이들만이 가진 특성’이다.

인간은 어린 시절 모두 불안과 공포를 가지고 자란다. 화장실이나 벽장 같은 특정 장소가 무서운 아이도 있고 거미나 바퀴벌레 같은 생명체에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귀신은 가장 대표적인 공포의 대상이다. 각 학교마다 ‘밤이면 이 학교에서 예전에 자살한 아이가 돌아다닌다.’거나 ‘보름달이 뜨면 운동장에 있는 동상이 깨어난다.’는 등의 학교괴담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아이들이 가지는 공포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 아이들은 모두 공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가지는 공포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은 어떨까?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그게 뭐가 무서워? 너는 다 큰 애가 아직도 그걸 무서워해?”라는 말이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사내놈이 그렇게 겁이 많아서 어쩌려고 그래? 용감해져야지!” 같은 말을 덧붙여 듣게 된다. 이 말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들어있다. 첫째, 너는 못난 아이다. 둘째, 엄마(혹은 아빠)는 네 편이 아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해석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똑같은 말을 내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순간에 들었다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인사말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어떨까? 수십 명의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해야 하는 경우도 괜찮다. 이런 일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는 내게 누군가 “그게 뭐가 무서워? 너는 다 큰 어른이 아직도 그런 걸 무서워해? 그렇게 겁이 많아서 어쩌려고 그래!”라는 말을 한다고 해보자. 나는 그 말을 해준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나를 못난 사람이라고 무시한 것 같아 굉장히 기분이 상할 것이다. 그 사람이 나를 걱정해서 그런 말을 해준다고 생각할리도 없다.

그렇다면 아이가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줘야 할까? 거미가 무서워 소리를 지르는 아이에게 부모는 “우와! 여기 거미가 있네. 거미를 보고 깜짝 놀랐겠다. 그래도 거미를 보고 울지 않고 대견한데? 어릴 때는 거미를 보고 울기도 했었는데 네가 많이 용감해졌나보다. 그런데 거미는 힘없는 파리를 먹지 힘센 우리를 공격하지는 않으니까 너무 무서워하지는 말자.”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메시지가 들어있다. 첫째, 엄마(혹은 아빠)는 네 기분에 공감한다. 둘째, 너는 예전보다 많이 용감해졌단다. 셋째, 너는 지금 안전하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공포에 질린 아이를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기 위해 “그게 뭐가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워!”라는 말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정의 말은 아이의 공포를 전혀 해결해주지 못한다. 우리가 아이를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나의 진짜 의도가 잘 전달되도록 말해야 한다. 아이를 존중하고,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잘 전하는 방법은 내가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부모로부터 공감과 격려를 받지 못하고 자란 세대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먹고 살기 힘들고 많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빠서 내가 울 때 나를 붙잡고 공감의 말을 전하지 못했다. 그러니 우리는 따라 배울 수 있는 역할모델이 없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 부모 역할이 이렇게나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인 것이다. 내가 어렸던 시절, 우리의 부모님이 내 손을 잡으며 건네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지금 아이에게 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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