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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성폭력 범죄를 대하는 조직의 자세

기사전송 2017-10-09, 20: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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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지난 9월 19일에서 20일 양일 동안 제주도에서 열렸던 대구시 수성구 의회의 의원 연수 기간 중 자유한국당 소속 한 구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료 여성의원을 성추행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성추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당 가해의원에 대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자유한국당 구의원은 동료 여성의원의 분명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앉은 다른 동료의원을 밀어내고 여성의원의 옆 좌석에 앉아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몸 한 번 보자”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해당 여성의원의 객실에 강제로 진입하려는 추태를 부렸다고 한다. 상대방의 거부의사를 무시하고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면 이는 명백히 성폭력이다. 그것도 한 번의 시도가 아니라 해당의원의 숙소에까지 난입을 시도하며 “몸 한번 보자”는 등의 소름끼치는 발언을 했다면 피해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성폭력 행위이다.

그러나 보도를 보면 성폭력 가해행위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사건을 대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수성구의회 의장의 행태와 발언이다. 10월 8일자 대구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의장은 피해의원에게 “참아라. 알려지면 의회가 망신당한다” 등의 발언을 하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것이다.

“의회가 망신당하니 참아라”라고 요구하는 의장의 태도는 조직의 안위를 명분으로 성폭력을 은폐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족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의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로 폭력피해에 대해 침묵을 강요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오히려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 자신이 속한 단위의 구성원들로부터 질시나 배척을 당하는 기가 막히는 억울함을 경험해야 했다.

그로 인해 피해자의 상처는 더욱 깊어지고, 성폭력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은밀하게 만성화 되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한 수성구의회 의장의 태도는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분명한 2차 가해 행위이다.

어떤 조직에서건 성폭력사건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법을 통해 의무화 하고 있고, 초등학교에서부터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성숙도와 건강성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성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사건의 진위를 파악해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는 것이 조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다.

동료의원 간의 성폭력 사건을 피해의원의 입을 막음으로써 해결하려 한 수성구의회 의장의 처신은 강력하게 비판 받아 마땅하다.

또한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야 한다. 보도에 의하면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가해의원이 피해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네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한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가해의원은 사건을 은폐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지역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지역은행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사건의 온전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았다. 은행 측에서 제시한 재발방지대책이 여성인권의 입장에서 매우 미흡하다고 보고 일인시위를 여는 등 은행 측을 압박하였으나 피해자보호와 성평등한 직장문화 개선을 위한 여성단체의 입장이 전적으로 반영되지는 못해 안타까움이 있었다.

조직 안에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조직의 명예를 앞세워 사건을 은폐하기보다 적극적인 피해자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조처를 통해 조직을 새롭게 쇄신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조직을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2014년 학교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일단의 선생님들이 대구광역시 교육청에 대해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피해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이와 같은 처사는 조직을 더욱 경직되고 비민주적으로 만들며, 조직의 부패를 촉진할 뿐이다.

최근 일어난 수성구의회의 동료의원에 대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의원을 보호하기보다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수성구의회 의장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동료의원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힌 가해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수성구의회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고 조직을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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