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22일 일요일    단기 4350년 음력 9월3일(壬午)
오피니언달구벌아침

<김사윤의 시선(詩選)> 버스를 타고 박방희

기사전송 2017-10-11, 21: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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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방희


나는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버스가 왔지만

그는 내리고 비워 둔 자리만 남아

낯설지 않은 온기로 나를 맞는다

그가 잡았을 손잡이

그의 손을 잡듯 잡으며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느낀다

그가 기댄 등받이가 등인양 기대며

그가 지었을 미소를 짓는다

차창에 떠오르는 저녁별의

수심도 함께 읽으며

흔들리는 그를 따라 흔들리다가

나도 누군가를 위해

나를 남겨두고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고 이 하루, 내가 만난 모든 이에게 인사한다

당신과 함께한 나, 오늘도 참 따스했습니다.


◇박방희
 1985년 <실천문학><일꾼의 땅>등 등단
 시집 <불빛하나> 동시집 <참 좋은 풍경> 외


<감상>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대에 느긋하게 버스를 탄 초로의 시인의 감상을 생각하노라면 입가에 따스한 미소가 번진다. 현학적인 어떠한 표현도 보이지 않는다.

하물며 삶을 향한 악다구니가 투정의 흔적은 고사하고 더불어 사는 피곤함까지 배제된 이 작품은 도무지 반어적인 표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대한 글을 보며 조금 비뚠 마음을 가져 보기도 하지만, 미워할 수가 없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하지 않는가. 누군가 앉았던 버스의 좌석과 누군가 잡았을 손잡이조차 따스함으로 감사하는 그를 미워할 수가 없다. 오늘 하루도 참 따스하다는 고백이 가식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따스한 하루를 우리 모두 함께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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