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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대구촛불 1년을 돌아보다

기사전송 2017-11-06, 21: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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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과 2항이다. 작년 이맘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민심이 들불처럼 일어난 그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노래가 주말마다 시내 곳곳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끝내 불의한 대통령은 시민의 힘에 의해 권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꽃다운 우리 아이들과 국민의 생명이 세월호와 함께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부모와 가족들의 몸서리치는 절규에도 불구하고 침몰해가는 배 안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300명 넘는 국민의 생명을 정부는 왜 구하지 않았는지 아직도 진상은 오리무중이다.

박근혜 정권은 절대다수의 역사학자를 좌파로 몰아가며 필진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였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20여년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 주도 빠짐없이 수요시위를 벌여 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염원을 짓밟으며 피해당사자들에게는 일언반구 없이 한일위안부합의를 발표해 단돈 10억엔에 국가의 명예를 팔아버렸다.

국민의 안위와 지역민의 생존권이 걸린 국가안보의 중대 사안을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했는지도 모른 채 폭탄 터트리듯 진행한 사드배치로 성주군민과 소성리 마을주민, 김천시민들은 아직도 한반도평화와 사드철회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민과 어떤 협의의 절차도 없이 결정한 사드배치는 대한민국을 신냉전체제의 격랑으로 몰아넣고, 한반도 평화는 위협받고 있다.

대통령의 쌀값 공약을 지키라며 시위에 나선 백남기농민을 물대포로 살상한 공권력은 명백한 사인을 부정하며 책임면피를 위한 부검요구로 고인과 유족을 모독하고 국민의 분노를 샀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밝혀지면서 대구에서도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을 때 필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하늘이 도우신 천우신조의 기회가 왔다고 느껴졌다. 필자가 대표로 재직하는 대구여성의전화에서도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피켓을 들고 회원, 활동가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대구촛불 두 번째 집회에서 ‘혐오와 차별 없는 평등연대’ 피켓을 대규모로 제작해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회원들에게는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알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특별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전국 최고 보수의 아성으로 일컫는 대구에서도 최대 5만명의 시민이 부정한 권력을 규탄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시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다시 살려낸 것이다. 대구백화점 앞과 2.28공원, 대구 중앙로에서 수천, 수만의 촛불을 든 시민들이 운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집회를 축제처럼 즐겼고,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질서를 지켰다. 세계적 비영리 공익기관인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촛불시민을 ‘2017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5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주말마다 전국적으로 수백만이 운집한 가운데 평화와 질서 속에 촛불을 든 대한민국 국민은 인류사에 또 하나 귀중한 경험을 남겼다.

지난 11월 5일, 1년 전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대구시민들이 ‘촛불은 계속된다’라는 구호 아래 다시 모여 대구촛불 1주년 기념대회를 열었다. ‘적폐청산’과 ‘이명박 구속’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시민들은 선거제도 개혁, 사드 철회, 공영방송 정상화, 자유한국당 해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외치며 다시 거리에 섰다.

시민의 힘은 새로운 민주정부를 출범시켰지만, 지난 정권 동안 불법과 불의에 야합하고 방조했던 세력들의 저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치밀하다. 불법과 탈법으로 국가시스템을 무너뜨리며 국민을 기망하고 사익을 취했던 무리들의 죄에 대한 정당한 단죄와 성숙한 민주국가의 완성은 오로지 시민들의 참여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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