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 어긋나면 모두 폭력이다
상식에 어긋나면 모두 폭력이다
  • 승인 2016.04.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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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객원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폭력이라는 낱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인구에 회자된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세상이 아니라는 말과 똑같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따뜻한 인간관계다.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갖는다는 것은 서로 미워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의미이며 나눠주고 베풀 줄 안다는 뜻이다. 때리고, 강압하고, 복종시키려고만 하는 사회는 어지럽고 혼란할 뿐이다. 우리는 수천 년 내려오는 전통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만 옳고 잘 사는 것인지 이미 꿰뚫어 알고 있다. 인간의 심성을 연구하고, 도덕을 내세울 수 있는 모든 성인군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사유한 바를 인류를 위해서 펼쳐보였다. 흠잡을 데 없는 이론도 정립되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러한 정론은 가장 바른 학문으로 정립되었고 종교를 통해서도 상호간 이해(理解)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언제나 약육강식의 강자만이 판치고 우뚝 서게 되는 난맥상이 지속된다. 왜 인간은 자기희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남의 것만 탐내려는 것일까.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시끄러운 곳이 이슬람을 믿는 중동제국이다. 그들은 시아파와 순니파라는 오래된 종교파벌로 나뉘어 서로 헐뜯는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탈레반 알카에다 보코하람 IS 등은 경쟁적으로 테러에 광분하고 있다. 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정부군과 반군의 투쟁은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겉으로는 자비로운 종교의 탈을 썼지만 뒤에서는 잔인한 살인과 폭동이 매일처럼 반복되고 있다. 중동만이 아니다. 극동의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북한의 핵실험에 놀아나고 있다. 북한은 몇 번째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원자탄보다 몇 백배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탄이라고 큰소리친다. 수소탄이든, 원자탄이든 폭탄의 종류는 별 의미 없다. 그것이 핵폭탄이라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며 게다가 인공위성을 내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예고된 상태다. 핵 위협은 남한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천안함 폭파와 연평도 포격 그리고 목함지뢰 폭발 등 수많은 피해를 입고도 우리는 제대로 된 반격조차 삼가고 있다. 겨우 대북심리전의 일환인 대북방송을 재개할 정도다. 그런가하면 세계제일을 자랑하는 인천공항이 밀입국자들이 슬그머니 빠져나올 수 있는 개구멍이 뚫려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겉으로는 검정제복의 보안요원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어 바람도 지나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 밀입국자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학생들 간의 폭력문제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학생들이 교실에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는 패륜적인 사태도 발생했다. 선생님 그림자도 밟아선 안 된다는 전통은 간데없고 오히려 선생을 때리는 학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교사가 감정적으로 학생을 체벌하는 것도 폭력으로 처벌하는 판에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것은 중대한 일이다.

유명한 대학교수가 상습적으로 학생을 성추행하거나 연구비를 주지 않는 사례는 한 두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고질이다. 고매한 인격과 높은 학문연구로 사회의 존경을 받는 학자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추악한 일면이겠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충격이 너무 크다. 장애인들을 보살피는 많은 단체와 기관들이 정부의 막대한 보조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이를 미끼로 항상 을의 처지일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을 성적으로 농락하고, 폭행하고, 학대하는 일도 비일비재로 발생한다. 종교를 빙자하여 보육원을 차리고 가난한 약자를 돕겠다는 사회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선량한 신앙을 모독하는 게 아닌가. 이와 비슷한 사례로 상하관계에 있는 회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상사의 권위를 내세운 성희롱 등 몰지각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사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큰 경고를 준다. 얼마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후배폭행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며 경기 중 선수들 간에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이도 국내외에 다반사다. 엄중한 선수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독재체제 하에서 권력기관의 고문은 항다반사로 벌어졌던 범죄였다. 그러나 밀실에서 자행된 고문에 대해서 검찰과 법원에서는 명백한 증거를 요구했다. 목격자는 기관원뿐인데 무슨 수로 증인을 댈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요즘은 폭 넓게 증거를 채택하고 있어 한결 나아졌다. 국민의 대표로 뽑힌 국회는 무법 불법의 온상으로 변한지 오래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머로 의사당 문짝을 때려 부수기도 하고, 전기톱으로 자르는 사건도 일어났다. 심지어 경찰이 데모대를 해산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최루탄가스를 의장석에 내던지는 몰상식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헌법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5분의3찬성통과라는 괴물 국회법을 만들어 이름은 멋지게 선진화법이라고 붙였다. 이로 인하여 국회의안(國會議案)은 볼모로 잡힌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신형 폭력의 유형이다. 게다가 아버지가 계모와 함께 친딸을 굶기거나 폭행치사하고 시신을 방치하는 잔혹범죄도 생긴다. 폭력의 질은 점점 나빠져 간다. 상식을 벗어난 것은 사실상 폭력이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먼저 깨달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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