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반기문,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 승인 2016.06.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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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6일간의 한국과 일본방문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경주에서 개최된 제66차유엔NGO(비정부기구)콘퍼런스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관훈클럽(중견언론인모임)비공개간담회의 내용이 확대증폭이 되어 당혹스럽다’며 자신의 행보를 둘러싼 정치적인 해석과 관련하여 ‘과대해석과 추측을 삼가,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간 여권발대망론과 충청권대망론이 끊이지 않았던 그가 방한 첫 행사로 중견언론인들이 모인자리에서 ‘아주 좁은 커뮤니티 인터레스트(공동체이해관계)와 파티 인터레스트(정당간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고 정쟁이므로 지양돼야하며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이와 체력문제에 관한 질문에도 ‘하루도 아파서 결근을 하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이 없고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파서 결석한 적이 없으며 최근 10년간 마라톤을 100미터 뛰듯 해왔고 한국과 같은 선진사회에서 체력 같은 것은 별문제가 안 된다’고 자신했다.

또 ‘10년간 유엔사무총장을 했으니 내게 기대가 있음은 염두에 두겠다’하고 ‘내년 1월1일 돌아오면 한국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고민하고 결정하겠다’며 지금까지의 ‘유엔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도와 달라’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대권도전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이후의 행보를 보면 이미 대권레이스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는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언론인들 앞에서 대권도전의사를 공식화 한 후 전, 현직 외교관들의 모임인 제주포럼에서 대통령부재중의 제1인자이며 박대통령의 메신저인 황교안 총리를 만났으며 일본에서 G7국가원수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충청권의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와 충청권대망론에 불을 지피며 ‘우린 비밀예기만 했다’는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했다.

그리고 고건, 노신영 등 대통령 후보물망에 올랐던 전 총리 6명을 만났고 안동의 하회마을을 찾아 제왕나무인 주목을 기념식수하고 경북도청을 방문하여 ‘충청? TK 연합론’을 가시화 시켰으며 다수의 정치인, 지자체장들과 만나 외연을 확대하며 지지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반 총장의 이번 5박6일일정중 유엔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행사는 ‘유엔NGO콘퍼런스의 기조연설뿐’이어서 ‘자신의 행보에 확대해석을 말아 달라’는 것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며 더 이상 대권도전의사발표를 미루다가는 실기(失機)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박근혜정권의 누수가 심화되기 전에, 또 새누리당이 양분되기 전에 분명한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반 총장의 대권도전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이외로 많다는데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말한 ‘야당과 언론, 국민의 북풍한설(北風寒雪)과 같은 검증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와 시중에 떠돌고 있는 성완종게이트연관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망명동향보고설, 총장퇴임 후 국내정치개입을 제한하는 유엔규정, 세계주요언론의 악평과 유엔내부의 불만 등이 악재로 불거질 경우 본선까지 갈수 있겠느냐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또 야당과 언론의 신상 털기가 시작되면 국내정치기반이 없는 그가 인기도 없는 친박을 업고 예선과 본선을 치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더욱이 친박이 얼굴마담 대통령에 실세 친박총리를 요구해올 경우 과연 반 총장이 이를 수락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뉴욕의 외교가와 언론에 의하면 반 총장은 새벽 4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국내의 정치동향과 자신이 관련된 신문기사를 체크하고 미국을 찾는 유력인사들과 잦은 비밀회동을 하며 2년 전에도 동교동계와의 접촉설이 불거졌고 작년 9월에는 중국의 태산(황제의산)을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2월에는 최측근외교관이 청와대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제 그의 별명인 ‘기름 바른 장어(油鰻)’와 같은 전략적모호성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확실한 대권메시지를 던져야 하며 국민들 역시 반 총장은 미국대통령만큼 연봉은 받아도 판공비 한 푼 없는 유엔사무국직원의 수장일 뿐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도 빨리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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