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모두가 비대위 체제라니
3당 모두가 비대위 체제라니
  • 승인 2016.07.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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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더민주, 새누리, 국민의당 모두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되었다. 한국의 정당조직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비상(emergency)이라는 용어는 누구에게나 불안을 안겨준다. 국민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당이 정상적인 정치괘도에서 벗어나 계속 비상 깜빡이를 켜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비대위란 말을 너무 자주 들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주 요 여야 3당 모두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한국정치가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은 국가의 정책을 가름하는 구심체다.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 정당투표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례대표의원을 뽑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도를 측정하는 수단 측면도 있다. 정당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는 것은 정당조직의 지도부나 소속 국회의원들의 정치행태에 문제가 생겨서 정상적인 정당운영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순전히 정당조직과 정치인들의 책임이며 그로 인해 사회 전반에 주는 악 영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은 정치적인 동물’이라고 하지만 국회의원보다 더한 정치적 존재는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당 내에서 일어나는 의원들 간의 정치적 관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을 것이라고들 믿고 있다. 흥정, 술수, 모략, 불신, 시기, 탐욕 등등 사악적 난맥상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을지도 모른다. 직업정치인으로 그렇게 살아왔고 정치경력이 많을수록 정치능력은 그에 비례한다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정당이 정치인들의 권력 유지를 위한 이전투구의 장이 되고 있다면 이는 더 이상 민주적 정당이라고 볼 수 없다. 엄청난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당이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안식처로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회의 구성체인 여야 3개 정당이 한꺼번에 비상대책 체제로 들어간 적은 처음 보는 일이다. 집안 사정이 이런데 밖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수신제가 치평국’이 꼭 여기에 맞는 말이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정당 대표를 뽑고 당을 정상화 하겠다면서 느긋해 하지만 기대를 갖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정치인 그들의 잔치일 뿐이다. 정당정치의 안정을 위하여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 세비뿐 아니라 1인의 국회의원에 딸린 9명의 보좌진들을 줄일 수 있다. 헌법41조2항에서 ‘국회의원수를 200인 이상으로 한다’ 는 규정은 대략 200명이 적정선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줄인 의원 수에 비례하여 정당내의 갖가지 문제도 자연 줄어들 것이다. 국회의원수 줄이기를 국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그들에게만 맡겨서는 백년하청이다.

둘째, 200개가 넘는다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여야 한다. 여론에 밀려 지금 여야가 의원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모른다.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잘못된 법과 관행, 제도 정비를 위해 자문기구를 구성키로 했다고 한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된다면 상정된 법안까지도 손질해 버리는 것이 거의 관행이었다. 이번에는 정말 달라야 한다. 언론의 조명을 받으려고 개개 의원들이 불쑥불쑥 내미는 몇 가지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 하나마나다.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개혁적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회기 중 불체포특권 이라든가 보좌진 가족 채용 등만 대상이 아니라 200여개나 되는 내용을 세밀히 분석하여 허용, 불허용의 범위를 엄격히 정해야 한다. 국회자문기구에 일반시민과 학계 전문가도 참여시키겠다고 하지만 자문기구의 역할은 자문에 그칠 뿐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과 사회단체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응집력과 통합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겁내는 것은 오직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주요언론이다. 언론이 정치권에 눈치 보지 말고 감시자(watch dog)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으면 좋겠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선의 정치적 장치다. 정치인들은 정당이 비대위로 운영되는 것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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