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게서 배운다 - 진실은 영원하다
새들에게서 배운다 - 진실은 영원하다
  • 승인 2016.07.12 15: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각각 그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포르투갈 누라망까 지방의 상징은 개구리라고 합니다. 물러나지 않고 언제나 앞으로만 뛰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가 그 지역 사람들이 처해진 지형적 조건에 어울린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의 상징은 곰입니다. 마드리드 시를 개척한 초기의 사람들이 곰의 도움으로 목숨을 지키고 마침내 마을을 이루었던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시내 중심지에 곰 동상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등에는 언제나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노아의 홍수 때에도 절망 속에서 희망을 전해 준 것은 날개를 가진 새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날개는 새로운 소식을 가져다주는 전달수단으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어떤 새이거나 간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는 성령을 전달하는 상징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늑대와 독수리를 귀하게 여기는 듯합니다. 로마를 처음으로 개척한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전설 때문으로 보입니다. 겨우 생명을 지킨 형제는 마주 보는 언덕에 각각 마을을 세우고는 누가 진정한 지도자가 될 것인가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형인 로물루스는 언덕에서 열두 마리의 독수리를 보았는데 동생인 레무스는 여섯 마리를 보게 됩니다. 이에 동생은 마을을 형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늑대상을 들고 시에라로 옮겨갑니다. 이 늑대상은 지금도 시에라 깜포 광장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로물루스는 자신의 이름을 따 마을 이름을 로마라 명명하고 그 뒤 세계의 중심을 이룹니다. 그로부터 로마의 상징은 독수리가 되었다고 보는 이가 많습니다. 독수리는 용맹하여 온 나라가 강하게 단합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였던 것입니다.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곳곳마다 닭 인형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닭은 정의와 행운을 상징합니다. 여기에는 전설이 깃들어있습니다.

그 옛날 성지 순례에 나선 한 순례자가 포르투갈 바르셀루스의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 하녀가 그를 보고 연정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순례자의 몸이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화가 난 하녀는 그에게 도둑 누명을 씌웠습니다. 그러자 순례자는 식탁 위의 닭 요리를 가리키며 단호하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죄가 없소. 만약 죄가 있다면 저 닭은 그대로 죽어있을 것이오. 없다면 저 닭이 살아나서 움직일 것이오.”

그러자 정말 죽었던 닭이 살아나서 움직였다고 합니다.

이에 이 순례자는 무죄로 석방되었습니다.

이 닭 이야기는 곧 널리 퍼져나가 양심을 지키면 닭도 지켜준다는 도덕률을 가슴에 새기게 된 것입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받아들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기를 희생할 뿐만 아니라 일찍 일어나 잠을 깨워주는 부지런한 닭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닭은 용(龍)에 버금 갈 만큼 귀하게 대접받았습니다.

그리고 비록 나라의 상징으로 굳어지지는 못했지만 14세기 르네상스 시대 당시에 가장 비싼 새는 앵무새였다고 합니다. 앵무새의 개성적인 울음소리가 인간성 회복이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합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동물들은 한 도시나 민족 또는 시대적 가치의 상징으로서 매우 깊이 활용되곤 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상징하는 동물들을 통해 단결하였고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를 상징하는 새는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나라새(國鳥)로 ‘까치’를 내세우는 이들이 많은데, 까치의 어떠한 점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는지요?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