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일
권력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일
  • 승인 2016.07.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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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성 논설위원
현재 세계에서 마케도니아의 왕(재위 BC 336∼BC 323)이었던 알렉산더 대왕만큼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일 있다면, 그 사람은 이 글을 읽고 깨달아야 할 것이고, 없다면, 이 글의 내용은 모든 사람들에 의해 당연히 주목 받아야 할 것이다.

그는 한반도에선 고조선이 철기문화를 받아들이고, 중국에선 춘추전국시대 공자가 천하를 주유하던 시절, 같은 그리스인으로부터 미개하고 야만스럽다고 멸시받던 발칸반도 북쪽의 마케도니아에서 시작하여, 헬라스동맹의 맹주가 되면서 100년 이상 그리스를 괴롭히던 페르시아 제국의 정벌에 착수했다.

그는 결국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여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새로운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하였다.

이 헬레니즘이 헤브라이즘과 더불어 오늘날 서구문명의 뿌리를 이룬다. 한마디로 알렉산더 대왕은 오늘날의 세계를 이끄는 서구문명의 전설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그런 그도….

그는 세상에서 아주 많은 지역을 정벌하고, 아주 많은 것들을 성취했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 했다. 그는 늘 생각했다. “나는 나보다 앞서 존재했던 어떤 권력자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가장 특이한 일을 경험해보고 싶다. 그것은 나의 권력을 이 세상 최고로 만들어 줄 것이다.”

어느 날 그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 제국의 모든 신하들과 사냥꾼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독수리를 잡아 오라고 명령했다. 인도에까지 이르는 대제국의 곳곳에서 가장 큰 독수리들이 잡혀 왔다. 그는 그 중 가장 큰 독수리를 고른 후 그 위에 올라탔다. 그 다음 고기 한 점을 자신의 창에 꿰어 독수리의 눈앞에 높이 쳐들었다.

독수리는 고기 냄새를 맡고, 눈앞의 고기를 보자, 그것을 낚아채기 위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알렉산더는 고기덩어리를 독수리가 미칠만한 거리 밖에 매달아서, 독수리가 점점 더 공중으로 높이 날아오르게 했다. 독수리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알렉산더의 자만심도 하늘을 날아올랐다. 곧 마을과 도시가 점점 더 작아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하늘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인간 세상은 하찮아 보였다. 동시에 그의 자만심,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픈 욕망은 터질 것같이 팽창했다. “이제 누가 감히 나와 권력을 견줄 수 있겠는가?” 그는 흡족한 듯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이제 천하만민 중 가장 높은 곳에 있구나. 내 눈에는 이제 사람들이 벌레같이 보이는구나!”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알지 못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만일 내가 너무 높이 있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나 역시 그들에게 한 마리 조그만 날벌레 아니면 파리처럼 보이겠지. 어쩌면 그들은 나를 도무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만일 내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이 어떻게 나에게 존경심을 표현할까? 그들은 금방 나를 잊을 수도 있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그의 자만심은 높은 하늘 위에서 산산이 깨어져 버렸고, 자신의 독보적인 권력이 이제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아직도 독수리는 땅에서부터 점점 더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그가 밑을 내려다보자, 이제 지구 전체가 그에게 하나의 작은 공처럼 보였다. 아니 자기 자신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는 점차 겁이 나기 시작했다. 고기덩어리를 독수리의 눈 아래로 낮추었다. 독수리가 고기덩어리를 낚아채려고 노력하는 동안, 알렉산더는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그가 아래로 내려오면 올수록, 마을과 도시와 사람들과 거리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주 기뻐했다. 왜냐하면 그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는 고기덩어리를 땅으로 던져, 독수리의 안전한 착륙을 유도했다. 그가 다시 지상으로, 그의 거대한 제국의 대지위로 도착했을 때, 그의 마음속에는 그가 깨달은 이 교훈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왕궁에 도착하여, 제국 최고의 조각가들 부르라고 명령했다.

알렉산더 제국의 최고 조각가가 왕궁에 도착하자, 알렉산더는 그에게 명령했다.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며 상상했던 자신의 모습을 조각하도록 조각가에게 명령했다. 그것은 손에 작은 공 하나를 들고 있는 제국의 황제의 모습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알게 하라. 아무리 위대한 알렉산더라 할지라도 이 작은 공처럼 미미한 존재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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