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보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보험
  • 승인 2016.08.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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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가장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남자평균수명은 79세이고 여자는 85.5세로 모두 전 세계의 최상위그룹에 속하며 100세 이상의 장수노인도 3,159명으로 최근 5년 사이에 72%나 증가하여 경제와 의료의 발전과 더불어 복 받은 나라, 복 받은 국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 같은 축복이 다른 한편에서는 심각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어 우리시대의 엄청난 짐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가 된지는 이미 오래고 전국의 독거노인 137만9천명의 43.7%가 전쟁과 가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고독사로 추정되는 무연고사망자가 연간 1만1천여 명이나 되고 이중에서 50대가 32%나되어 구조조정과 실업으로 인한 가장파괴 또한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며 독거노인 중 서비스대상은 16%인 22만 명에 불과하여 대부분이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어있다.

그리고 600만 노인인구의 30%가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 친구, 이웃과 단절되어 ‘의지할 곳이 없다’니 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보다 우선적으로 안전망을 구축하고 노인복지관이 포용하지 못하는 계층은 아파트와 지역커뮤니티가 이를 끌어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세계제일의 장수국이며 노인복지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되어있다는 일본도 노인문제에 관해서만은 우리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으며 일찍이 1970년대 중반부터 고독사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2007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고독사 제로(zero) 프로젝트’를 시행해오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지방자치단체가 고령자를 대상으로 ‘급성질병통보시스템’, ‘전기와 가스사용량을 통한 안부확인’, ‘24시간 즉시대응간병체제운영’ 등을 유지해오면서 아파트단지 내에 ‘안심카페’를 운영하고 간병인의 1일 2, 3회 직접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해오고 있었다.

여기에 ‘이파이어 시스템’ 사가 2010년 4월 13일 ‘보호자감시서비스’를 개시하면서 2013년부터는 여타 기업들이 대거 이 서비스시장에 뛰어들게 되어 방에 설치한 센서가 고령자의 일거일동과 생활여건을 월 1,050~1,575엔에 자식과 지자체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에는 우리나라에 없는 ‘고독사 보험’ 이라는 것이 있다.

일본의 독거노인 약 600여만 명중 무주택자가 방을 얻으려면 집주인이 고독사의 뒤처리와 자신의 손실을 보전받기위해 세입자에게 보험가입을 요구하거나 스스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월 보험료는 300엔 내외로 가족, 집주인, 시민단체 등 지정 인이 수혜자가 된다.

일본의 고독사 보험은 2011년에 등장하여 지금은 대기업까지 포함된 10개사가 성업 중이고 일본의 경제수준에 비해 이외로 보험료가 싼 것을 보면 정책보험의 인상이 짙으며 보험사도 수익보다는 사회기여를 우선으로 하고 있어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우리 ‘보험연구원’에서도 ‘1인가구보험상품제공방안’ 이라는 보고서를 낸바가 있으며 어차피 우리의 발전과정이 일본을 따라가고 능가하는 것이라면 일본의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와 ‘고독사 보험’을 과감히 도입하여 이를 갈고 다듬어 내년대선에 복지공약으로 내놔야 한다.

다만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보험’인 ‘고독사 보험’을 도입하려면 당사자를 ‘관리의 대상’이 아닌 ‘관계의 주체’로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입법이 선행되고 감시시스템과 보험을 통합하여 비용의 일부를 지자체가 분담하면 보다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비용도 낮아진다.

고령자가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수행되어온 안전, 건강, 생활지원의 요소들을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통합시키면 ‘지역포괄케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지역 살리기 운동’이나 ‘새마을조성운동’과도 연동될 수 있어 지자체의 행정목적과 일치한다.

농경사회의 우리선인들은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힌 정이 넘쳐났으나 산업사회와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도구로 전락되어 인간의 존엄성마저 상실되고 말았다.

굶어도 밥을 줄 사람이 없고 아파도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으며 전화한통 대신 걸어줄 사람 없는 복지사각지대인 고독사는 우리이웃들이 떠안고 가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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