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예찬
성주 예찬
  • 승인 2016.09.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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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지방분권운
동대구경북본부 상
임대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은 어디일까. 성주가 아닐까 싶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국방부와 성주가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이지만 이는 표면적이다. 성주가 세간에 관심을 끄는 것은 성주군민의 대응방식과 저력 때문이다.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정부와 집권여당은 전혀 이러한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허둥대고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데 성주군민은 초기의 분노를 누르고 차분하게 사드 배치 철회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여름의 폭염과 태풍의 비바람을 견디면서 사드 성주 배치를 반대하는 마음 하나로 굳건히 버티며 오늘 저녁까지 56일째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 치의 흩트러짐도 없이 평화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일관되게 표현해내는 성주사람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비민주적 행태 때문일까. 사드에 대한 통제권을 우리 정부가 갖고 있지 않아서일까. 안정성이 검증이 안 된 군사무기로 인해 가족의 안전과 농사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왜 하필 성주지역에 배치해야 하는지를 수긍할 수 없기 때문일까.

성주의 몇몇 안보단체 회원과 달리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성주사람들은 사드의 성주 배치는 물론 대한민국 어디에도 배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드 배치가 대한민국 국가안보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지역에서 반대한 것을 다른 지역에 배치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언론에서 성주군민의 사드 배치 반대를 지역이기주의로 낙인찍고 있지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나라를 위한 충정이 남다르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보수적인 성주를 갑자기 국가안보의식이 없는 지역으로 매도할 순 없다.

우리가 싫어가는 것을 남도 싫어할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고 사드가 국가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통제권도 없고 사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오히려 성주사람들의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 요구는 역지사지하며 의리를 중시하는 선비정신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지난 세월 성주사람들의 성정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가 이번처럼 자신들이 지지한 정부와 정당의 무능하고 안하무인격인 처사에 진면목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사드와 관련해서 보면 대한민국 외교는 성주가 하고 있는 것 같다. 성주가 사드 배치를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국민여론도 사드 배치 반대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어 민주주의국가인 미국은 정치권의 반대보다는 국민의 반대에 부담을 더 느낄 것이고 자신들의 군사적 이해와 이익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도 우리 국민의 반대가 자신의 군사적 이해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극단적인 경제조치를 자제할 것이다. 대통령과 외교부가 아니라 경북 성주가 외교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성주가 경제 살리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최대 교역대상국인 중국이 이런저런 경제조치를 취한다면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고 그 영향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미칠 것이다. 성주의 사드 반대는 국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지금 성주는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있다. 성주 군민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서로간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와 관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군민이 자발적이고 모임을 만들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통구조 창출과 소통 확대가 최고의 지역발전 인프라이다. 소통과정에서 불신이 사라지고 축적된 신뢰에 기반해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모이고 합의되어 새로운 지역발전을 구상하고 기획할 수 있게 된다. 고품격 사회, 고부가가치 경제, 주민자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성주가 될 것이다. 나아가 성주가 열린 성숙한 민주의식을 가진 지역으로 변모하면서 사람들이 오고 싶은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인재가 오면 함께 하고자 하는 인재가 몰려오게 된다. 성주는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다.

성주군민의 정치의식은 이번 사태를 통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촛불집회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다들 생각이 분명해지고 있다. 자기생각이 분명하면 어떤 주장도 들어줄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제 성주군민은 어떠한 주장도 경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체 총의에 반하는 주장일지라도 경청하는 아량을 갖게 될 것이다. 스스로 지역과 나라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고 해결방안을 찾는 선진적 주민으로 성장할 것이다. 촛불집회는 스위스의 게마인데 주민총회처럼 주민이 직접 지역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주민총회로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아래로부터 국민주권과 지방분권 국가를 만드는 작업을 성주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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