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망상
번뇌망상
  • 승인 2016.09.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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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광
현광사 주지
번뇌망상(煩惱妄想)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의 머리에 보면 두개의 뿔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있다 없다 또는 맞다 틀리다 또는 사실이다 거짓이라고 하는 분별심 때문에 번뇌를 일으키게 하는데 소의 머리에 난 두 개의 뿔의 비유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비유품 (譬喩品)제3에서, “기갈이 핍박하여 부르짖으며 이리 저리 달리고 야차 아귀와 모든 악한 새와 짐승들이 배고프고 굶주려서 사방으로 흩어져서 틈새로 엿봄이라”고 했다.

여기서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 지혜의 가르침을 받아가지고 바른 깨달음을 얻어 선정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분별심 때문에 작은 것에 집착하다 보면 자신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기갈이 핍박해서 부르짖으며 이리저리 달린다”고 한 것이다.

중생들은 부처님의 지혜의 가르침으로서만이 번뇌를 끊어버리고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탐욕과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인 세 가지 독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빠져서 누에가 자신이 쳐놓은 거미줄에 갇혀 결국에는 죽고 마는 것과 같이 사람도 스스로 만든 덧에 걸려 궁극에는 죽고 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세 가지 독이 자신을 지배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서 자신이 스스로 힘든 상황을 만들어 가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좌절하고 더욱더 악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중생들은 번뇌로 인해서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불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굶주리고 배가 고프다”고 비유한 것이다. 또 중생들은 번뇌로 인해서 잘못된 공(空)에만 집착하고 있어서 부처님의 지혜의 맛을 모르기 때문에 그 맛이 단것인지 쓴 것인지 어떤 맛일까 하고 기웃거린다는 뜻으로 “틈새를 엿본다”고 한 비유다.

불장경(佛藏經) 정계품(淨戒品)에서 “사리불아 깨닫지 못하고서 깨달았다고 자만하는 자는 모두가 악마의 무리로써 악마의 일을 도와서 생멸(生滅)이 없는 법을 비방 하느니라” 고 했다.

생멸(生滅)이 없는 단 하나밖에 없는 원융한 법은 묘법연화경으로써 이 법을 비방하는 죄는 무간지옥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열반경과 묘법연화경 처처에서 설하신 것이며, 사람은 작은 것에 집착하고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열반경(涅槃經)에서는 “만일 선(善)비구가 있어 법을 무너뜨리는 자를 보고서도 하책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불법가운데서 원수라. 만일 능히 쫒아내고 하책하면 이는 나의 제자요 참된 성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열반경의 가르침을 잘 살펴서 자신이 바른 믿음으로 신앙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비유품 제3에서 “이 같은 모든 환란이 한량없어 두렵고 겁이 남이라. 이 썩고 낡아 빠진 집은 한 사람에게 속해 있느니라”고 했다. 물질세계와 정신세계 그리고 무소유 의식인(욕계·색계·무색계) 삼계가 편하지 못한 것의 비유로, 중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전세에 지어진 일들과 주위환경으로 인해서 갖가지의 번뇌가 생겨나기 때문에 편안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한 마음이 연속적이 된다.

첫 번째 식욕과 탐욕하는 마음 그리고 성욕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서 갖가지 업을 스스로 만들어 내면서 살아가고, 두 번째 물질적인 욕망에서 벗어나고자 노력은 하지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의 두 가지 경계를 초월한 순수한 정신세계인 무소유의 마음이 되고자 노력해야 함에도 오직 자신의 욕망 때문에 이런 자신을 지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은 변화무쌍 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스스로 이곳저곳을 수없이 왕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야 말로 오직 자신의 탐욕과 어리석음과 성내는 마음으로 인해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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