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종결시켜야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종결시켜야
  • 승인 2016.10.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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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미르 및 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에 대하여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하여 자금유용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 하고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 감독해 달라’면서 의혹이 불거진 지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의혹이 의혹을 낳고 그 속에서 불신은 커져가는 현 상황에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며 ‘심지어 나의 퇴임 후를 대비하여 두 재단이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라고 했다.

또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두 축으로 설정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지난해 2월 기업인들을 모신자리에서 문화체육에 대한 투자확대를 부탁’하고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지원기업 대표를 초청한 행사에서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융복합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여 기업들이 뜻을 모아 재단을 설립했다고 했다. 즉 두 재단의 설립을 주도한 사람은 최순실(최서원)이 아니라 대통령자신이라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대변인은 ‘재단설립배경에 대해 왜 대통령이 그렇게 상세히 설명해야 하는지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과 도둑이 제발시린 식의 해명’이라며 ‘위기의 주범인 측근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무작정 논란을 덮자는 발언은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라 지적했고 국민들도 이것으로 의혹이 해소됐다고 생각지는 않는 것 같다.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부탁했다, 논의했다고 했지만 대통령의 부탁과 논의가 법보다 더 무섭고 위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고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박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세 가지의 큰 의문점은 그대로 남아있다.

첫째, 이처럼 재단설립과정이 떳떳하고 투명하다면 지난달 22일 두 재단과 관련한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 박대통령이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며 외면 하지 말고 지금처럼 소상하게 밝혔더라면 문제가 이만큼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처럼 청와대, 새누리당, 전경련이 일사분란하게 입을 맞추어 가며 비선측근이라는 최순실과 안종범 청와대경제수석의 국회국감출석을 막지만 않았어도 국감의 종결과 함께 이 문제는 당연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무리 한류문화의 확산과 체육인재의 발굴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노인빈곤이나 청년실업문제보다 더 시급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무슨 이유로 대기업에 강제모금까지 해가며 그 일을 서둘렀으며 공익재단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기관이 엄연히 있는데도 어떤 연유로 비선실세라는 사람들이 재단을 좌지우지하며 활개를 칠 수 있었는지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셋째, 박대통령의 해명 속에 재단비리와 관련하여 만인의 입에 오르내린 최순실과 차은택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는지, 또 지금까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펄펄뛰던 새누리당이 해명이후 엄정수사를 외치고, 먼 산만 바라보고 있던 검찰도 수사팀을 보강하는데 왜 청와대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지, 아직도 일고의 가치가 없는지….

박대통령의 이번 해명과 의지가 진심이라면 검찰은 어떠한 성역도 배제하고 한 점 의혹 없이 사건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대통령 임기말의 누수현상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사건의 당사자인 최순실이 독일로 간 후 행방이 묘연하다는 이유로 검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고 특검마저 부실하게 되면 내년대선에서 현 정권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으며 차기정권에서는 보다 가혹한 책임추궁이 뒤따르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처럼 최순실 스스로 수사를 자청하는 것이 대통령을 구하는 길이며 검찰도 사건을 특수부로 넘겨 수사로 의혹을 종결시켜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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