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방담(放談)
정치 방담(放談)
  • 승인 2016.10.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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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나의 주변에는 아예 정치 정보를 외면하는 이들이 많다. 정치인들의 하는 짓이 꼴 보기 싫다는 것이다. 그러나 싫든 좋든 우리는 정치적 환경에서 벗어 날수가 없다. 한국만큼 정치인들이 목에 힘주고 대접받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명예와 권력과 돈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여든 야든 정치인들의 입에는 국민이란 말이 늘 붙어 다닌다. 그들 삶의 목표는 오로지 정권 쟁취와 국회의원 신분 유지다. 국민들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잘 튀기만 해도 국회의원이 되는 나라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국회의원 중에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별나게 존재감을 부각시켜 배지를 단 이도 더러 있다. 공인의 참 의미도 모르면서 공인을 자부하는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고 설쳐대는 것도 그런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본연의 의무는 제쳐두고 늘 사회적 이슈에만 신경 쓰는 정치인들도 있다. 문제 해결보다 불에 기름을 붓는다. 사드 폭풍이 사그라지는가 했더니 시위 때 물대포를 맞은 노인의 부검 문제로 시끄럽다. 가족이 부검을 않겠다고 하는데도 부검을 해야 한다고 우기는 측은 이 사건이 골치 아픈 쪽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고 반대 측은 가족을 구슬려 문제를 만들고 사회적 갈등은 야기 시키려고 한다. 못된 일부 정치인들이 죽은 자의 장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집권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다수 야당 탓이라고 하지만 중간에서 캐스팅보드 권력을 쥐고 있는 국민당의 정치적 술수가 더 큰 원인이다. 정치 9단이라는 말을 듣는 한 정치인은 비대위 위원장과 원내대표의 권한을 가지고 줄타기를 한다. 지금 정치권의 신경은 온통 대선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에 이렇게도 많은 대선 후보 인격자가 있었는지 예전에는 몰랐다. 대통령 감이라고 믿음을 주는 인물이 안 보인다. 민주당에 속한 정치인 가운데 한 인사는 벌써 대통령후보가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야당 후보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 굴욕의 10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을 했다. 또 “경제의 중심을 국가나 기업에서 국민개인과 가계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국민이 무슨 힘으로 경제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통 이해가 안 된다. 가계가 어떻게 기업을 앞 설 수 있는가. 국가 전반에 걸친 경제활동이 활발해야 일터도 생기고 국민 삶이 나아질 것이 아닌가.

개인 중심의 경제는 자본주의 실체에서는 맞지 않는 논리다. 그 외에도 유토피아에 버금가는 사탕발림 공약 같은 것을 늘어놓았다. 표와 관계되는 내용을 총망라하고 있다. 대선 후보자답게 좀 묵직했으면 좋겠다.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개정 발언으로 지금 정치권은 태풍을 만난 것 같다. 계속 정권을 유지하려는 음모가 있다느니 최순실과 우병우 문제를 덮으려는 술책이라느니 온갖 말들이 정치인들의 입에서 쏟아지고 있다. 설마 대통령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 대사인 헌법 개정 문제를 들고 나왔겠는가. 국민들의 약 절반가량, 국회의원 3분의2인 200여명 정도가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대통령은 헌법규정에 따라 헌법개정안을 발의 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반대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회에서 헌법 개정 찬반투표 시 당의 입장을 결집하거나 의원 개인의 의견을 내면 될 일인데도 반대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대선에 눈이 어두워 자기 유익 쪽으로만 지향하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대통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국민들 대부분은 직계가족도 없는 대통령이 돈을 탐낸다거나 다른 욕심이 있다고 보지 않고 있다. 최순실에게 연설문을 사전 유출한 일로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대 국민사과를 했다. 호기를 만난 대선 주자나 정치인들이 새누리당 탈당과 헌법 개정에 관여하지 말라고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흔들리지 말고 대통령은 사심 없이 난국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 인정에 묶여 일 처리를 잘 못하면 역사에 오명을 남길지도 모른다. 비선 실세라고 알려진 최순실을 국내로 불러들여 조사를 받게 하고 법을 위반했다면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 우병우 문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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