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정부, 이게 행복입니까?
행복정부, 이게 행복입니까?
  • 승인 2016.11.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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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대구시여성
행복위원장 행정학
박사
요즘 우리는 행복이
멘붕이 됐다.
… … …
지금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아니 덜 불행해지기 위해
현실에 대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이해와 반성이
필요할 때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행복’을 20회나 언급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꿈이 ‘국민 행복’에 있음을 천명하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겠습니다”고 약속했었다.

‘국민 행복’은 경제부흥, 문화융성, 통일기반구축과 더불어 4대 국정기조의 하나가 되었고, 노무현 정부를 참여정부라 했듯이 현 정부는 행복정부라 명명되었다. 이후 행복이라는 단어는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행복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어디든 자리를 잡았다. 국민행복제안, 국민행복기금, 행복주택. 행복도시, 행복복지센터, 행복나눔….

지역정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구광역시 여성정책위원회도 새로이 구성되면서 여성행복위원회로 출범하였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행복정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행복이란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 긴장이 완화된 상태로 기본적으로 등 따시고 배부르며 맘 편한 상태가 아닐까? 물론 행복도 한계효용이 있을 터이니 적당한 스트레스는 필요할지 모르겠다. 아담 스미스 또한 ‘건강할 때, 빚이 없을 때, 양심의 가책이 없을 때’ 사람들이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다. 이렇게 볼 때 몸과 마음의 건강과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행복정부 출범 이후 2016년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행복한가? 한마디로 행복을 말 할 수도 없는 멘붕상태이다.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그 주권을 건강하게 행사해 행복한 정책을 펼쳐줄 것이라고 믿었으나, 국민의 허락도 없이 지인에게 그 주권을 던져 줘버렸으니 말이다. 그 지인은 우리 모두가 5년 동안 위임한 그 권력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온갖 부정을 저질렀으며 국정을 농락해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나의 신성한 주권을 알고 지내던 여인에게 줘버린 대통령, 그리고 그 권력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국정을 좌지우지한 여인과 그 일당들을 보자니 화가 치민다. 아~생각해보니 선거를 치루면서 이미 누군가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었지만, 다수결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믿음으로 승자를 인정해 버렸다. 그 이후엔 주권자로서 관심을 갖지도, 살피지도 않고 잊고 살았던 시간들에 대한 회한으로 가슴을 치게 된다. 이렇게 기분이 나쁠 수가 있을까.

열심히 했지만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아니고 아예 그 소중한 권력을 행사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니….

설마라는 말에 화를 내다가도 그럴 줄 몰랐냐는 말에는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곳인데, 주변 관료들이 문제를 두고 보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은 어리석었다. 오히려 거기에 기생해 얻어먹고 뜯어 먹은 패거리들이 딴 곳을 쳐다보며 손가락은 그 여인을 향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억울한 백성이 만들어지는 판국이다.

자동차가 고장났는데 운전사만 바꾸면 잘 굴러갈수 있을까? 여인도 벌하고, 대통령도 물러서고, 차 여기저기를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고장난 자동차는 곧 멈추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아니 덜 불행해지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대통령도, 국민도, 관료도 모두 행복하지 않은 이 시간을 건너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이해와 반성, 이를 기초로 주권을 되찾는 일을 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복과 같이 중요한 사안을 더 이상 ‘대통령의 약속’에만 맡기지 않는 국민 각자의 책임 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현재 국민 행복의 크기로 국력을 따진다면 어느 정도 크기가 될까? 쪼그라든 희망의 새 시대는 부릅뜬 우리 눈에 있다는 것을 새삼,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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