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정이 우선이다
나라 안정이 우선이다
  • 승인 2016.11.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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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지금처럼 정치변화가 심한 때가 있었던가. 자고 나면 또 다른 말이 나오고 조령모개가 달리 없다. 신문도 펴기 싫고 TV 틀기도 언짢다. 내 주변에는 수십 년간 봐 오던 특정신문을 끊으려는 사람도 있고 종편 정치방송은 아예 보지 않는다는 이들도 꽤 있다. 생활의 문화 이기가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고 있다면 과장일까.

스마트폰에서는 별의 별 소문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온다. 마타도어, ‘카더라’가 도배질을 하고 있다. 요즘 신바람이 난 사람들은 정치인과 시위꾼들이다. 대권주자라고 하는 이들이 제 세상을 만난 양 전문 시위꾼 못지않게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모두가 자기 이利를 취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늘 그랬듯이 정치인들의 입에서는 ‘국민을 위해서’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이 지칭하는 국민들은 모든 국민들이 아닌 자기 지지 세력일 뿐이다. 상당수의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이 곧 거들날것처럼 교언영색으로 말의 성찬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국민들은 하는 일을 말없이 하고 있다. 엊그제 팔공산 근처 식당 모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가 밀려 큰 낭패를 봤다. 정치인들이 정치흥행을 즐기고 있는 것에 반해 시민들은 마지막 단풍이나 보려고 근교 외곽지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 정말 명언이다.

대통령 하야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위군중이 얼마 모였다며 TV는 장면을 계속 반복하여 보여준다. 긴 장대에 매달린 깃발이 늦가을 바람에 어지럽게 펄럭인다. 민노총과 사회단체 등이 시위 때마다 들고 나오던 단골 깃발들이 유독 많이 보이고 중간 중간 정당의 깃발도 섞여있다. 인간 본연의 모습은 고사하고 모두가 자기 조직을 홍보하고 이념들을 표현하기에 여념이 없다. ‘박근혜 퇴진’ 등 작은 손 프랑카드에 쓰인 글 내용과 시위 군중들의 구호는 다르지만 시위모습은 늘 봐오던 그런 시위와 다를 바 없다. 지난 주 시위에서는 교교풍의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방송에서는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함께 어울렸다고 했다. 웃고 장난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고 목청 높여 구호를 외치는 젊은 여성의 악 쓰는 목소리가 쨍쨍 울린다. 부딪침 없이 자리를 지키는 의경들의 모습은 진지하게만 보인다. 또 다른 편에서는 대통령하야를 반대하는 군중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의 자유가 이런 것인가 되뇌어 본다.

민주주의의 혼란상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언론에 오르내리던 대통령의 법률 위반 내용이 검찰의 발표로 사실화 되고 있는 느낌이다. 검찰은 대통령이 최순실 등과 공범이고 피의자 신분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서 확인한 것이 아니라 사건 핵심의 인물들이 한 말을 듣고 공범이란 심증을 굳힌 것이다. 검찰 발표 후 어떤 신문은 대통령을 주범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자기 조직체제유지의 일관성, 임기 말의 대통령 위치, 여론 등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놓고 고심한 것 같다.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지만 헌법상 기소를 못하니까 서둘러 마무리 발표를 했다. 한 사건을 두고 검찰, 특검, 국정조사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해서 민간인 신분이 되면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하겠는가.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거절하고 특검에서 조사를 받겠다면서 종내는 탄핵심판까지 가보자는 의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뜬금없이 문재인씨는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면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말을 했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대통령이 되어서 사면해 주겠다는 말로도 들린다. 율사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매우 가볍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저하에 비해 그의 인기도가 올라가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정치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그저 그러려니 한다. 국가안보가 튼튼해지고 경제만 잘 돌아간다면 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민시위에 얹혀서 기회를 얻고자 하는 정치인들은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기 바란다. 언론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했다면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 오로지 국민들은 사회가 속히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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