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올라가 버린 새누리호
산으로 올라가 버린 새누리호
  • 승인 2016.12.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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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라는 난파선 신세가 되어 표류하고 있던 새누리호가 정진석 원내대표의 후임선거에서 마지막 참회의 기회마저 저버리고 친박 정우택 62표, 비박 나경원 55표로 비박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며 산으로 올라가 버려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에서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된 대통령탄핵소추안에는 새누리당의 친박의원들까지 포함된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친박의원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온갖 추태를 다 보이고 있으니 야당마저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다.

100여 년 전인 1912년4월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의 뉴욕으로 향하던 영국의 초호화여객선인 타이타닉호는 첫 항해 길에 수차례의 위험경고에도 불구하고 빙산과 충돌하여 2시간 40분 만에 자그마치 1,515명의 생명을 바다에 수장시켜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선장을 잘 만나야 하고 그런 점에서 타이타닉호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은 애초에 세계최대여객선의 선장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으며 이전에도 올림픽호의 선장으로 순양함과 해상 충돌을 한 전과가 있었다.

우리의 여선장도 이명박 후보와 대선후보경합당시인 2007년 7월20일자 주한 미 대사관의 본국보고문건에 의하면 ‘최태민이 인격형성기에 박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지배했고 그 결과로 최태민의 자제들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루머가 퍼져있다’고 그 치부가 드러났다.

그리고 304명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간 2014년4월16일의 세월호침몰사고 때도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7시간 동안 행방이 묘연하여 청와대 안에서 굿을 했네, 미용수술을 했네 하며 오만 추측과 루머가 다 나돌아도 속 시원한 해명하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2016년4월13일 치러진 20대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해괴한 논리와 이유로 비박을 학살하고 친박일색의 공천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하는 대구에서까지 줄초상을 당하고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뒤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친박은 계속 당권을 장악해 왔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단지 예고편에 불과했을 뿐 경천동지할 대재앙이 터지고야 말았다.

재벌들로부터 8백여 억 원을 강제 모금하는 과정에 대통령이 직접 간여하고 변칙과 월권으로 국정전반을 농락한 천인공노할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상당수 새누리당의원들의 동참으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음에도 여왕과 내시들은 구질구질한 변명과 오리발로 버티고 있으니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가 어쩌다 이처럼 후안무치의 극치 국이 되었는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자신을 ‘근본도 없는 내시’라고 이실직고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들이 옹립한 대통령이 4년의 국정을 파탄내고 탄핵소추를 당한 마당에 거듭되는 100만 촛불시위의 민심을 외면하고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우리도 100만을 동원할 수 있다’며 박대통령의 면탄소생에 목숨을 거는 단말마적인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현재 민주당지지도가 40%, 새누리당은 15%로 지지기반인 영남에서조차 뒤지는 가운데 곧 친박지도부가 일괄사퇴하고 친박해체를 선언하겠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비박의 탈당을 막아보자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을 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당사무처의 직원들까지 친박퇴진을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하는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다면 친박은 정치적 안목도 정보력도 없는 시정잡배에 불과할 뿐이고 어떤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든 새누리당은 도로친박당이 될 수밖에 없으며 박에다 줄만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다.

김무성과 유승민이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진 탈당하여 개헌을 통한 중도보수의 대통합을 주도하지 못하면 차기정권은 좌파로 넘어갈 수밖에 없으며 1류 국민, 2류 기업, 3류 공무원이 또다시 4류 정치에 휘말려 5년간 질곡의 삶을 살아야 할 기막힌 처지에 놓여있다.

차기대통령에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으나 새누리당 간판으로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한데도 여왕과 내시들은 어쩌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그토록 닮은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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