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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지방자치단체장의 대선 행진

기사전송 2016-12-21, 21: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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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행정학 전공교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하루는 부인이 이런 질문을 하더란다. 당신은 평생 행정학을 가르친 교순데 좀 물어 봅시다. “대통령은 행정가 입니까, 정치가입니까?” 얼른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솔직히 자신도 헷갈리더라는 것이다. 이런 물음에 자신 있는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대통령이 정당에 속하고 국가를 통치하는 국가원수로서 국가의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서는 폭 넓은 정치인이지만 삼권분립 측면에서는 행정부의 수반이므로 행정가라고 말 할 수 있다.

과거 단순 국가시대에서는 정치와 행정을 구별하기도 했지만 국가기능의 다양성· 복잡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현대국가에서는 정치와 행정을 따로 분리할 수 없다.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일에 국회와 더불어 행정부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할 일, 정부가 할 일을 헌법이나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그 한계와 범위가 불명확하여 상충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가 생길 경우 그 판단은 사법부가 맡고 있는 것이다. 정치와 행정을 국가기능의 핵심으로 볼 때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가에 따라 민주국가에서는 대통령중심제나 내각제 등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체제를 선택하든 정치와 행정의 끊임없는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 운동에 버금가는 정치적 활동을 펴고 있는 정치인들이 다수 보인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주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지역민들이 선거로 뽑은 도지사· 시장이 자치단체의 일은 거의 팽개치다시피 하고 정치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도지사는 정무직공무원이므로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방행정을 책임져야 하는 단체장이 중앙정치판에 뛰어들어 지나치리만큼 정치적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아심을 가지는 주민들도 꽤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법에는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이 할 일을 크게 6개 부문, 세부적으로 57개 사무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나 상급 자치단체가 위임하는 상당한 사무를 맡아 처리해야 한다. 주민선거로 선출된 단체장이 그 지역의 일에 매달리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지금 서울시장을 비롯한 몇몇 도지사, 심지어 기초단체장까지도 직업정치인들보다 더 왕성한 대선지향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활동이라고 표현했지만 선거운동 못지않은 양태다.

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소위 촛불집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거나 군중을 선동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분명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매일 출근해서 결재하고 퇴근해서도 일을 처리하면서 단체장으로서 지장 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마음은 콩밭에 머물러 있는데 제대로 일 처리를 잘 하고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는 지역민들이 많을 것이다. 법상 선거직단체장이 정당의 당원이 되거나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치활동의 종류와 범위,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정한 것은 없다. 그들은 전문정치인들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양수겸장인 셈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므로 엄격히 말해 행정가다. 지방의 주요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서 정치적 행위를 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것은 지방행정의 큰 틀 안에서 이뤄지는 한 과정일 뿐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신을 선출해 준 주민을 위한 지역 일에 매달리는 것이 백번 옳다. 어느 시장은 요즘 지방에 머무는 날이 더 많다는 말도 들린다. 정치인들의 야욕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대통령 후보 전에서 낙방해도 단체장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심히 못 마땅한 것이다. 정치 환경이 바뀐 탓인지는 몰라도 여느 대선 때와 달리 도지사·시장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인물난의 원인도 있겠지만 단체장들의 정치적 욕구가 크게 신장된 이유도 있다.

단체장의 대선 욕구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 후보 선정 단계도 아닌데 직업정치인보다 더 앞서 선거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단체장은 지역행정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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