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만경대, 망경대 풍경 만들기
설악산 만경대, 망경대 풍경 만들기
  • 승인 2016.12.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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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중리초등학교장
지난 가을 설악산 오색주전골 망경대 단풍구경을 갔었다. 어떤 사람은 설악산 오색주전골은 망경대가 아니고 만경대라고 한다. 아마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하는 말인 듯하다. 어떤 말이 틀리고 어떤 말이 올바르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두 말이 모두 올바른 사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선 만경대(萬景臺)는 아름다운 자연의 많은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만 가지의 아름다운 경치들이 이 구석 저 구석 위쪽 아래쪽 어느 곳이든지 화려하게 펼쳐져 있는 장소이다. 자연스럽게 눈이 즐거운 곳이리라.

그런데 망경대(望景臺)는 경치만 바라다 볼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다기보다 대위에 올라서서 멀리 펼쳐져 있는 경치를 바라다보는 전망대라고 하는 것이 좋을듯하다. 이곳에서 바라다보는 경치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느낌과 생각은 모두 각자의 몫이어서 좋고 나쁨은 어떤 기준의 한계에서 구분되는 대상은 아니리라.

옛날 나라에서 신성하게 생각하는 산들의 이름엔 악(嶽)을 붙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봄, 가을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냈다. 또 가뭄이 심할 때는 한시적으로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큰 산이라고 불렀다.

신라에서는 삼신산으로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정했다. 고려는 사악(四嶽)으로 남쪽의 지리산, 중앙에는 삼각산, 서쪽에는 송악산, 북쪽에는 비백산으로 정했는데 이때부터 ‘큰 산 악(嶽)’을 붙였단다.

조선은 오악(五嶽)이 있었는데 금강산, 묘향산, 백두산, 지리산, 삼각산을 말한다. 설악산은 금강산과 함께 받들고 우러러보았던듯하다.

양양군 관광안내서는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으로 오색주전골을 꼽고 있다. 원래 약수가 솟는 골짜기의 암반에서 다섯 색깔의 빛을 내어서 오색이라고 불렀다는 설과 옛날 오색사(성국사)에는 봄이면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어서 오색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안내되어 있다.

또 내설악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과 단풍을 자랑하는 주전골은 승려로 가장한 산적이 위조로 엽전을 만들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아마 주전(鑄錢)은 쇠를 녹여 부어서 돈을 만들었다는 근거에 의미를 부여한 것일 수도 있다.

주전골을 탐방해보면 용소 부근에 돈을 만들어 쌓아놓은 듯이 커다란 바위가 서 있다. 아마 이러한 형상을 보고 붙인 이름일 런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강원도 관찰사가 한계령을 넘다가 쇠를 주조하여 엽전을 만드는 소리가 나기에 산적들을 붙들어 놓고 물고를 냈다는 설도 있다.

어떻든 오색약수가 솟아나는 바위에는 철분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세 가지 유형의 주전골 전설이 생긴 것은 당연한듯하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 옆으로 비켜서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지만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남설악의 정취는 경이로웠다. 주전골의 골짜기마다 흐르는 그지없이 맑고 옥색을 띈 물과 물소리는 ‘참 좋다!’였었다.

망경대 가는 길의 산에는 수천 년 자랐을 소나무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소나무는 음양오행으로 보면 목성에 속한단다. 동쪽을 가리키며 처음이나 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고의 세월이 언제나 처음 같았으리라.

망경대에 올랐을 때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설악산의 만물상, 많은 바위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설악의 모습은 신선이 사는 만화경 세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경대를 지나면서 46년 만에 개방한 곳이라 대단할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실망이 컸다고 하였다. 주전골의 아름다운 경치와 망경대의 소나무 숲길 경치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사실 설악산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지 세 곳을 지정하여 ‘망경대’라 하였다. 외설악, 내설악, 남설악에 있는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조망지대이다.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만종’은 밀레의 그림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만종은 원작자에 대한 존경과 배움의 뜻을 담아 모작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만종은 고고학적 회상하기로 그려냈다. 권미현은 만종을 패러디하였다.

만경대, 망경대의 경이로운 단풍을 만든 설악산! 여행자의 관점에서 정밀묘사, 간략묘사, 모작, 회상, 패러디, 운문, 산문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가슴 깊이 새긴 아름다운 풍경을 멋지게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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