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마음씨로 서로 사랑하라
어진 마음씨로 서로 사랑하라
  • 승인 2017.02.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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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중리초등
학교장
설을 쇤지 열이틀이 됐다.

아직도 주고받는 인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한다. 양력은 벌써 2월 초순인데 인사 주고받기가 어색하다.

이 때쯤이면 옛날 서당에서는 덕담을 신문지나 청호지에 체 본 받아서 열심히 적었었다. ‘짧은 시간도 다투어 아끼라’는 뜻의 천자문에 나오는 ‘촌음시경(寸陰是競)’이나 ‘아주 짧은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명심보감의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을 썼다.

2017년이 되면서 교육부에서는 ‘인문학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인문정신문화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계획들은 지난해 시행 된 ‘인문학 및 인문 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인문학법)’에 근거하여 두 부처가 함께 계획하고 발표한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추진 배경은 인문 소양을 갖춘 창의 인재가 긴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창의적 인재양성’은 ‘인문학법’의 목적에 나타나 있다.

올해부터 초·중·고에서는 교과에 인문소양 교육을 강조한다. 초등학교의 다양한 책읽기,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모든 학교 고전읽기 신설 등이다. 독서에 관한 시책이 창의적 인재양성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벌써 몇 년 전부터 인문도서 100권 읽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인문학적 사고력, 통찰력, 문제해결력은 길러졌으리라.

문체부가 발표한 추진 기저에는 지난 2016년 OECD 사회 지표가 제시되어 있다. 35개국 중 삶의 만족도 28위, 출산율 최저, 자살률 최고, 노인 절반 이상 빈곤층, 사회적 연계 최저, 타인에 대한 신뢰 평균 이하 등이다. 인문학법의 목적인 ‘삶의 질’ 개선이 추진배경이다.

인문학법 3조에 ‘인문’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및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말한다. 고 정의되어 있다. 용어가 너무 추상적이다. 차라리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한다’는 교육 이념인 ‘홍익인간’에서 찾는 것이 쉬울듯하다.

천자문에 ‘인자은측(仁慈隱惻)’이라는 말이 있다. ‘어진 마음으로써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라’ 즉 ‘어진 마음씨로 서로 사랑하라’는 뜻이다. 인자은측은 잠시라도 마음속에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어야 더욱 값진 마음씨가 된다.

원래 인(仁)이란 공자의 중심사상이다. 인자은측(仁慈隱惻)도 ‘군자는 밥 먹기가 끝날 때까지도 인자함을 어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아주 급한 경우에도 변함없이 꿋꿋하게 인자스러워야 한다. 설령 엎어지고 자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야 한다’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하였다.

인(仁)이란 사람다운 마음씨다. 이 사람다운 마음씨는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한다.

또한 스스로의 욕망과 충동을 억제하고 조절한다. 순수 착한 마음씨다. 사람과의 관계에는 어진 마음씨가 꼭 필요하다.

공자는 어린 시절에 가난과 멸시 속에서 지냈다고 사마천의 사기에는 기록되어 있다. 배를 채우기 위하여 낚시질을 하면서도 그물질은 하지 않았다. 또한 사냥을 가면 활의 오늬에 줄을 매어 쏘는 화살인 주살은 쏘되 잠든 새는 잡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획득하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듯하다. 인(仁)은 공자의 생활철칙이었을 것이다.

또 공자는 학문에 뜻을 두고 틈틈이 공부를 하며 자신의 앞날을 준비하였다. 고전을 외우고 좋은 스승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천릿길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배움을 청하였다. 이런 생각들은 항상 마음속에 있었다고 한다.

퇴계는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집필하였다. 성학십도는 모든 사람이 자신 안에 있는 하늘을 바르게 이해하여 실천하여 가는 과정을 설명한 책이다.

퇴계는 ‘경(敬)’을 중요시 하였다. 공경 ‘경(敬)’을 학문과 삶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그래서 ‘경재잠(敬齋箴)은 내 학문 실천의 기반이다’하였다. 경재잠은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공경하라는 잠언’이다. 퇴계가 그린 경재잠도에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눈으로 체험하고 음미하고 깨닫고 살펴서 얻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경(敬)이 성학의 시작과 끝이 된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 사람을 공경함은 당연하다.

닭의 해 정유년은 ‘어진 마음씨로 서로 사랑하라(仁慈隱惻)’는 덕담이 인문학과 인문정신문화 실천에 제격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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