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마침내 하나로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마침내 하나로
  • 승인 2017.03.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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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광
현광사 주지
<무량의경(無量義經)>은 <법화경(法華經)>, <보현보살행법경>과 더불어 법화 삼부경의 하나이며, 3품으로 된 짤막한 경전으로 481년에 담마가타야사(曇摩伽陀耶舍)가 한역했다. 법화경의 개경(開經)인 무량의경은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는 경이기도 하지만, 법화경 제1 서품(序品)에 보면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무량의경을 설하시고 삼매에 드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땅이 진동하고 하늘에서 꽃이 비 오듯 내리며, 동방으로 부처님의 빛이 비치며, 많은 부처님 세계가 나타나는 신비한 일이 생기자, 미륵보살님이 문수사리보살님께 그 까닭을 여쭙고, 마침내 법화경이 설해진다.”

무량의경 설법품에 “불가선설 소이자하 지제중생 성욕부동 성욕부동 종종설법 종종설법 이방편력 사십여년 미현진실 시고중생 득도차별 부득질성 무상보리” “不可宣說所以者何知諸衆生性欲不同性欲不同種種說法種種說法以方便力四十餘年未顯眞實是故衆生得道差別不得疾成無上菩提” “앞에서 설하지 않았으니 어찌하여 그러한 고, 모든 중생의 성품과 욕망이 같지 아니함을 알았음이며, 성품과 욕망이 같지 아니함으로 가지가지로 법을 설함이니라. 가지가지의 법을 설하되 방편력으로써 설하였으니 사십여 년에 아직 진실을 나타내지 아니하였노라. 이런고로 중생이 도를 얻음에도 차별이 있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룩하지 못 함이니라”

모든 사람들의 성품과 바라는 욕망이 각기 다 다르기 때문에 부처님은 수없는 가르침을 설하신 것으로, 화엄경(華嚴經) 21일간, 아함경(阿含經)은 12년간, 방등십이부경(方等十二部經)은 8년간, 대반야경(大般若經)은 22년간, 총 설하신 기간이 42년으로 이것은 다 방편(方便)으로 설하신 것임을 밝히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방편의 가르침은 경전마다 뜻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므로 인해서 얻어지는 과위(果位, 얻어지는 결과물)나 도(道, 경계)가 다르다고 하셨으며, 도를 얻는 것에도 똑 같은 것이 아니라 차별이 있기 때문에 42년 동안 설하신 가르침인 방편의 가르침으로는 아라한과 이상의 경계는 이룰 수 없다고 설하신 것이다. 성불의 길인 묘법연화경에 들게 하기 위해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사람의 몸을 받아 오셨으므로 이제 묘법연화경을 설하시기 직전에 무량의경에서 지금까지 설하신 가르침은 모두가 다 방편으로 설하신 것을 밝히시는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뜻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작은 것을 큰 것으로 착각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차설 방등십이부경. 마하반야. 화엄해공. 선설 보살역겁수행 이시의고 고지설동 이의별이 의이고 중생해이 행고 득법득과 득도역이” “次說方等十二部經.摩詞般若.華嚴海空.宣說菩薩歷劫修行以是義故故知說同而義別異義異故衆生解異海異故得法得果得道亦異” “다음에 방등십이부경과 마하반야와 화엄해공을 설해서 보살이 한량없는 겁이 지나도록 닦고 행함을 설하였노라.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으로 하여 같은 말로 설하였으나 뜻이 다름을 알라. 뜻이 다른 까닭으로 중생이 해석함도 다름이라. 해석이 다른 고로 얻는 법과 얻는 과와 얻는 도도 또한 다름이라”

여기서 “방등(方等)”의 뜻은 바르고 평등한 가르침이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수행을 하면 부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경전이 방등경(方等經)이며 “십이부경(十二部經)”은 부처님이 설하신 가르침을 열두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마하반야(摩訶般若)”는 중생 모두가 부처님과 같은 큰 지혜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설하신 가르침이며, “화엄해공(華嚴海空)”은 부처님의 경계와 부처님이라는 존재는 어떤 것인가를 설하신 가르침으로, 역겁수행으로 궁극에는 법화경에 들므로 해서 부처가 된다는 가르침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처음부터 무량의경을 설하시기까지 같은 하나의 가르침인 것 같지만 뜻이 각각 다르다고 명백하게 밝혀 두신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것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 아함경이나 대반야경이나 화엄경에서 똑같이 지혜를 얻는다고 설하신 가르침의 뜻이 다르다는 것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모든 경은 다 똑 같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앞뒤 없이 설하신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나아가면서 설하신 가르침으로 분류해서 설하신 것임을 천태대사께서 밝히신 것으로 사종사문(四種四門),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에 들기 위한 네 가지 문(門)인, 유문(有門), 공문(空門), 역유역무문(亦有亦空門), 비유비공문(非有非空門)으로 분별한 것이다.

첫째, 유문(有門)은 일체의 모든 법을 있다고 보고 고정되어 있는 당체가 존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유문이다. 이것은 중생을 깨닫게 하고자 이끌기 위한 방편의 가르침인 문이다. 다시 말해서 일체의 모든 법을 본다는 가르침의 문이다. 둘째, 공문(空門)은 모든 존재에 있어서 고정된 것은 없고 모든 것을 공으로 보는 즉 평등하다고 보는 견해다. 셋째, 역유역공문(亦有亦空門)은 모든 법이 있다고 보는 측면도 있고 공으로 평등하다고 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는 견해다. 넷째, 비유비공문(非有非空門)은 유(有)와 공(空)에 집착해서는 즉 있다 없다는 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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