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리더십
유다의 리더십
  • 승인 2017.03.1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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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메시야에 대한 약속은 그 아들 이삭에게 그리고 이삭의 아들인 야곱에게로 계승된다. 야곱에게 형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동생 야곱이 약속의 계승자임을 미리 말씀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야곱의 아들들에게서 생겨난다.

왜냐하면 야곱에게는 여러 부인에게서 얻은 열두 명의 아들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야곱까지 계승된 하나님의 약속이 그 열두 아들들 가운데 어느 아들을 통해 이어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 열두 명의 아들은 결국 첫째 부인에게서 얻은 유다와 둘째 부인에게서 얻은 아들인 요셉으로 압축된다.

전체 50장으로 구성된 창세기는 상당부분에 걸쳐 이 두 아들을 비교한다. 그러나 비교할 여지없이 37장부터 50장까지의 창세기에서 요셉은 두드러지는 주인공이다. 그에 비해 유다는 열한 명 중 한 명의 조연에 불과하다.

그런데 성경의 저자는 창세기 후반의 주인공으로 요셉을 등장시키면서 그 가운데 유다를 슬쩍 끼워 넣는다. 창세기 38장은 요셉의 이야기 가운데 생뚱맞게 등장하는 유다의 이야기이다. 성경저자의 의도는 요셉과 유다의 대조이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고비를 극복해 나가는 요셉에 비해서 38장에 그려지는 유다의 행색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유다는 아들 둘을 잃고 이어서 또 아내를 잃는다. 그런 그가 우연히 길가의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창녀로 변장한 그의 며느리였다. 첫 남편에 이어 둘째 남편까지 잃은 며느리 다말이 시아버지의 씨를 받아 대를 잇고자 대담한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이 일로 쌍둥이 형제가 태어난다.

반면 요셉은 어릴 때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으나 형들의 시기로 10대에 상인들에게 팔려가 이집트 고위 관료의 종이 된다. 그러나 모함에 빠져 감옥에 갇힌 그는 꿈 해석으로 풀려나 마침내 이집트의 총리에 오른다. 요셉과 유다. 하나님의 약속은 야곱의 두 아들 중 누구를 통하여 계승되어 질 것인가? 그 질문에 답은 너무나 쉬워 보인다.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당시 세계 최대 강국이었던 이집트의 총리에까지 오른 요셉이 그 적임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의 복심은 요셉이 아니라 유다에게 있다. 그 하이라이트는 아버지 야곱이 유언하는 창세기 49장이다. 야곱은 열 두 아들에 대한 예언적 유언을 남기면서 두 아들, 유다와 요셉에게 축복을 집중한다. 아버지 야곱은 요셉에게 다른 형제에게 비할 수 없는 놀라운 축복을 내리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유다를 통해 계승될 것임을 예언한다. 그 예언대로 유다가 다말에게서 낳은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을 통해 약속된 메시야가 오셨다.

창세기를 비롯한 여러 구약성경에서 요셉과 유다, 혹은 요셉지파와 유다지파는 여러번 비교되고 또 대조된다.

요셉의 고난을 극복하는 탄력성, 국정 통치의 경륜은 탁월하다. 그런데 이런 요셉를 넘어 하나님께서 유다를 택하셨다. 요셉의 그 탁월한 리더십을 넘는 유다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성경이 보여주는 유다의 리더십은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능력’과 ‘남을 위해 자기를 던지는 희생의 능력’이다. 남편없는 이방의 며느리 다말의 발칙한 도전에 유다는 ‘그는 나보다 옳다’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다. 또 총리가 된 요셉 앞에서 배다른 동생 베냐민을 구출하고자 죽음을 무릅쓰며 나선다. 이런 유다의 ‘회개하는 능력’과 ‘희생적 태도’를 성경은 주목하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과 탄핵결정 이후 그리고 헌재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분노와 실망과 아울러 아쉬움일 것이다. 그 아쉬움의 가장 큰 발원은 박 전 대통령의 ‘회개하는 능력과 희생의 리더십’의 부재이다. 요셉에 비교되는 유다가 주목받지 못한 것처럼 ‘회개와 희생의 리더십’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중요한 자질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왜 하나님께서 요셉 대신 유다를 택하여 메시야를 보내셨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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