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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세월호의 신학

기사전송 2017-04-10, 21: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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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올 4월은 세월호 3주기를 맞는 달이다.

가족에게 절망을, 국민에게 슬픔을, 정부에게도 큰 부담을 안겨주었던 세월호가 그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지금까지 발생한 허다한 재난 사고 중의 하나인 세월호 사건이지만 세월호가 한국 교회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간단치 않다.

세월호는 아마 우리 역사상 수백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가는 과정을 온 국민이 함께 지켜본 유일한 사건일 것이다. 그날 우리는 팬티를 입은 선장과 직원들이 먼저 탈출하는 것을 보았고 일부러 늑장부리는 듯한 정부의 구호활동도 함께 가슴 졸이며 지켜보았다. 가족들은 눈물로 기도했고 교회도 간절히 기도했다.

목사인 나는 사랑의 하나님을 당연히 믿는다. 환난 때에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응답하시리라는 것을 분명히 믿는다. 그것을 경험하고 가르쳐 왔으며 그 하나님은 나의 자랑이요 기쁨이 되어 왔다.

동일한 믿음을 가진 교계의 동료 목사들과 성도들도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자랑한다. 어떤 분들은 말기 암에 걸렸는데 기도하니 암이 사라졌다며 하나님을 찬양한다. 어떤 분들은 사업이 망하게 되었는데 기도하니 사업이 다시 번성케 되었다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해외에서 귀국한 선교사들도 선교지에서 경험한 놀라운 소식을 전해 준다. 간절히 기도하니 응답하셨고 함께 기도하니 죽음에서 생명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하나님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때 거기 온 국민이 함께 지켜보았던 ‘세월호’라고 하는 다급한 현장에는 우리가 자랑하던 그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다. 그 긴급한 순간에 현장을 지켜보던 전국의 많은 교회와 목사들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함께 기도했다. 그런데 온 가족이 울며 기도하고 많은 교회가 안타까움으로 함께 기도했지만 그때 그 세월호에서는 불행히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물었다. 우리 국민들이 한국 교회에게 물었다. 당신들의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당신들의 하나님은 정말 사랑의 하나님이신가?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당신들의 하나님은 왜 가만히 계시는가?

우리 한국의 교회는 세월호가 던지는 질문에 응답을 하지 못했고 가족과 국민의 마음에 남긴 상처를 위로하지 못했다. 뭍으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그래서 더욱 흉칙스럽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다. 긴급한 위기의 순간에 침묵하시는 하나님, 간절한 청원에도 눈을 감으시는 하나님. 항상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셨지만 때로 손을 놓으시는 하나님이 세월호의 하나님이시다. 왜 그리 하시는지 어찌 그리 침묵하시는지 우리는 솔직히 다 알 수가 없다.

내게는 지난 30여년 넘게 고집하고 있었던 징크스가 있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계획한 여행이 날씨 때문에 지장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개인적 여행이나 교회의 행사 때에 반드시 좋은 날씨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은 항상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개인적인 확신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여행할 때마다 자랑삼아 얘기했던 그 징크스를 세월호를 겪으면서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너무나 무거운 세월호의 무게 앞에 나의 이 확신이 너무 가벼워 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다. 어려울 때마다 여전히 기도하며 또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한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내 기도가 거부당하는 아픔을 경험할 때도 많다. 아무리 간절히 기도해도 하나님은 침묵하시곤 하는 것이다. 그 침묵을 통하여 세월호의 무게만큼 무거운 세월호의 신학은 더 깊이 하나님을 알아가는 피할 수 없는 터널임을 알게 되었다. 캄캄하고 답답해도 인내하고 걸어가면 저 먼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되신 당신을 만나게 되리라. 신음같은 고백을 그 분께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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