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안철수 후보
  • 승인 2017.04.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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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지난 주말 지리산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쌍계사를 들렸다. 활짝 핀 벚꽃이 닫혔던 마음을 열어준다. 자연의 질서는 변함이 없건만 인간사회는 왜 이리 변화가 많은지 바보 같은 생각을 한다. 얼마 전만 해도 권력의 톱 자리에 있었던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어 있고 안타깝게 여기던 국민들의 마음도 조금씩 조금씩 누그러져 가고 있다.

잊히는 것이 사람의 본심이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거의 열기가 없다. 정치에 지친 탓이리라. 대구시민은 보수성이 강하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순간적인 판단일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가 보수의 기수로 자처하고 있으나 잘 먹혀들지가 않는다. 진짜 보수라면서 다시 새누리당 간판을 단 정당에서도 대통령 후보가 나온다고 한다. 자칭 보수당이 3개다. 선거 때만 되면 정당과 후보자, 언론 등의 들쑤심으로 예측 불가의 상황변화가 거듭한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또 보수와 진보 양측의 선거전으로 치닫기를 바라는 염원이나 그럴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가고 있다. 보수당끼리도 마음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욕심이고 구태다. 그렇다 보니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양자의 싸움에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늘 앞서고 있을 때 차라리 안철수를 뽑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부분 안티 문재인 측이다. 뭇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촛불군중은 자기편이라고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외에는 집권할 당이 없다는 오만한 생각과 그 당의 사람들이 던지는 뼈 있는 말 등이 보통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보수를 지향하는 국민들은 국가 안보를 매우 중요시 한다. 그런데도 문 후보는 스스로의 정치적 견해를 굽히려 들지 않는다. 김정일의 독살 사건, 계속되는 탄도미사일의 위협과 도발 속에서 이미 사드가 설치되는 과정에 있지만 그는 여전히 국회에서 사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는 등 보수가 꺼려하는 말을 하고 있다. 당선 지수가 높아가지 않으니 보수 측을 의식하면서 약간 주장을 굽히는 말을 하고 있지만 그 본심은 헤아릴 수 없다. 그의 옷깃에는 세월호 노란 리본이 늘 붙어 있다.

안철수 후보는 나이브하고 여느 정치인들처럼 때 묻지 않는 점이 보이지만 한 때는 정치지도자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그가 지금 문 후보의 대적자로 조명 받는 것은 그래도 문재인 보다는 낫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말하는 그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에 가깝다. 그렇다고 보수 국민들의 생각을 다 담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당초 그는 사드 배치를 극구 반대 했다. 정치인이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종종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임시응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정치계에 처음 나왔을 때 한국의 국회의원 수가 많다면서 100명 정도 줄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그 말은 쑥 들어갔다.

필자는 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 수 줄이는 일을 염두에 두었다가 어느 시기 다시 꺼냈으면 좋겠다. 헌법 개정이 있을 때가 적기일 것이다. 안 후보에 대해 보수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그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 후보의 생각과 소속된 국민의당 의견이 일치 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알다시피 국민의당은 민주당에서 파생된 정당으로 김대중 햇볕정책을 떠받드는 인물들이 많다. 그 당은 스스로 보수 진보의 중도당이라고 한 적이 없다. 여기서 당과 안 후보 정치노선의 혼란이 있는 것이다. 보수 표를 모으기 위해 관훈토론에서 그는 “내 생각대로 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리 쉬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간발의 차이로 대적하게 된 것은 그 자신의 역량일까 아니면 당의 공일까. 안 후보는 소속당과 정치적 성향을 조정· 조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보를 바라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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