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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장애인에게 마음을 열자

기사전송 2017-04-26, 21: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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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커피점에서 장애인 바리스타가 정성껏 만든 커피를 피하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장애인은 같은 사람임에도 편견의 대상이 될 때가 있다. 장애의 원인과 형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장애는 식별이 쉽지만 보이지 않는 장애도 있다. 음·식당 등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전혀 장애인 같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생기고 아주 멀쩡하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찜찜하게 여기면서 자기도 모르게 경계상태로 변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의 유별난 생활문화 때문이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으면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먼저 나 자신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가 자문해 볼 때 솔직히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장담할 자신이 없다. 평소 그런 분위기에서 살았거나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다. 나의 이중성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수년간 사회복지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론과 실제의 틈이 너무 크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졸업을 앞둔 여학생을 어린이 장애시설에 취업을 시켰더니 이틀도 못 채우고 돌아오는 경우를 보았다. 집에서 곱게 자란 여학생이 여러 형태의 장애아들이 안아달라면서 매달리고 밥 먹여주고 대소변 처리해야 하는 일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회복지는 사랑과 봉사의 마음이 없으면 어렵다는 말을 수차례 하고 복지시설현장에서 실습까지 시켰지만 현실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장애인이 만든 음료를 꺼려하고 장애인이 사는 아파트 이층에서 보조기의 발 부분이 바닥에 닿아 나는 소리에 아래층 사람이 소음으로 못살겠다며 고발하는 사태를 나무랄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생활문화를 만들지 못했다. 인구의 약 5%가 장애인이므로 어디를 가도 장애인을 많이 만난다. 한 때는 장애인이 있는 가정에서 외부에 알리기를 꺼리는 경향이 많아 정확한 장애인인구 파악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장애사실이 자연 오픈되어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풍토가 조성되었다.

보통 장애인이라고 하면 선천적인 면을 생각하지만 후천적인 장애인이 더 많다. 교통사고나 각종 안전사고, 질병 등으로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장애인의 90%를 점한다. 바로 옆집에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분이 있는데 척추수술을 잘못하는 바람에 멀쩡하던 사람이 장애인이 되어 두문불출하고 있다. 같은 층 엘리베이터 문 옆에 놓여있는 전동휠체어를 볼 때마다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을 되 뇌이곤 한다.

1981년 UN이 ‘국제장애인의 해’를 채택한 것에 세계 각국이 영향을 받아 장애인복지서비스가 활기를 띄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1981년 ‘장애인복지법’ 제정과 더불어 장애인복지와 관련한 법들을 부가 제정하여 장애인복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장애인도 여느 사람처럼 사회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인식과 재활의욕을 주기 위함이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장애인에 대한 여러 복지제도가 물량으로만 치우쳐 있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에게 갖는 인간적 대접에는 극히 소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공공기관, 민간기업도 일정 규모 이상의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과연 장애인들이 보통사람처럼 처우를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리 제도적장치가 잘 되어있다 하더라도 장애인이 보통사람처럼 대우를 못 받는다면 문명사회가 아니다. 커피점에서 일하고 있는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 한 말이 뇌리를 친다. “장애인 바리스타를 기피하던 손님이 최근 내가 만든 음료를 마시고 ‘맛있다’고 칭찬을 해 주셔서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이 말은 비로소 사람으로서 대접을 받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하면서 말로는 친근감을 나타내는 척 하지만 속마음에는 여전히 장애인을 편견하는 뭔가가 도사리고 있다. 이 복잡한 세상에 살면서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장애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란 것을 인식해야 한다. 쉽게 되지 않더라도 자꾸 학습해야 한다. 내 아이들에게도 학습을 시켜야 한다. 물론 장애인들도 주눅 들지 말고 사람과 어울리려는 애씀과 그런 학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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